해태전자, 정상화 행보 빨라진다

해태전자(대표 허진호)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점차 결실을 맺어가고 있어 재기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그룹부도와 함께 좌초된 해태전자는 지난 4개월간 강도높은 자구책을 마련해 이를 추진해왔다. 해태전자는 우선 매출발생 효과가 적은 신규사업부를 통폐합하는 한편 중국에서 추진하던 제2공장 설립도 취소시켰다. 이와함께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오디오는 천안공장, 통신기기는 화성공장 등으로 특화시키고 도봉동, 구로동 등 나머지 공장부지는 매각해 자금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전체 직원의 절반 가량이 줄었다. 96년 인켈, 나우정밀 등을 인수할 당시 4천여명이었던 해태전자의 직원이 최근 2천3백여명으로 줄게 된 것.

또 침체된 내수시장보다는 최근 영업환경이 호전되고 있는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허진호 대표이사가 해외영업의 전면에 나서 기존 거래업체들과 재거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허대표는 회사 부도와 함께 거래가 끊겼던 일본 소니, 캔우드, 데논 등의 사장들과 만나 회사 정상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해 이들 업체에 조만간 제품을 다시 공급한다는 확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시중 15개 종합금융사 관계자들이 해태전자가 빌려간 3천억원에 대해 전환사채(CB)로 전환키로 합의함에 따라 해태전자의 자금난에 숨통이 열릴 것으로 보여 해태전자의 회생가능성은 매우 밝다. 이제 남은 문제는 은행들이 3천억원의 부채를 장기채로 전환하는데 동의하는 것. 해태전자의 정상화 여부에 열쇠를 쥐고 있는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은 지원여부를 이달 말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태전자의 한 관계자는 『기업을 살리기 위한 임직원들의 노력이 점차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며 『수출주문이 계속되고 금융권에서의 지원이 구체화된다면 회사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밝혔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