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오디오 업체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차세대 음반용 CD의 규격 제정을 둘러싼 세계 전자업체들의 동향이다. 이 규격이 확정되면 음반시장 뿐만 아니라 이를 재생하는 오디오기기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볼 때 도시바, 마쯔시다 등 10개국으로 구성된 DVD포럼 진영에서는 최대 1백92㎑의 샘플링 주파수와 24비트의 포맷을 사용하는 「DVD 오디오」 규격을 내놓고 있으며 소니, 필립스 등의 진영에서는 차세대 오디오의 표준규격으로 「슈퍼 오디오 CD」란 방식을 제안한 채 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반면 소니와 필립스는 DVD포럼 진영에서 슈퍼 오디오 CD란 규격을 발표했다가 현재 이 그룹에서 분리, 독자적인 세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규격의 최대 특징은 이미 보급돼 있는 일반 CD플레이어로도 슈퍼 오디오 CD를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슈퍼 오디오 CD는 DVD플레이어와 호환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즉 슈퍼 오디오 CD는 슈퍼 오디오 CD플레이어나 일반 CD플레이어에서는 재생되지만 DVD플레이어에서는 재생이 안되는 것이다.
이처럼 차세대 CD의 규격이 제정되면 새로운 방식의 음반용 CD 및 이를 재생할 수 있는 CD플레이어의 수요가 세계적으로 급증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다수 국내 업체들은 이같은 규격제정 움직임에 적극적인 참여를 하지 못한 채 세계 전자업체들의 동향만 파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오디오 업체들은 차세대 CD의 규격제정 이외에는 올해 뚜렷한 첨단기술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업계의 관심을 끌었던 미니디스크(MD)와 DVD는 국내에서 시장이 형성조차 되지 않은 상태인데다 환율급등으로 핵심부품이나 완제품 수입이 힘들어져 시장환경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 DVD 역시 타이틀에 기록된 지역별 코드 때문에 소프트웨어 보급이 제약을 받아 시장형성이 지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홈시어터분야에서는 DTS(디지털 시어터 시스템), 돌비디지털(AC-3) 등의 기능을 채용한 AV리시버가 확산되면서 DTS와 돌비디지털 사이의 기술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종전에는 전세계적으로 돌비디지털을 채용하는 업체들이 많았으나 최근들어 DTS를 채용하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DTS의 경우 과거엔 미국업체들과 우리나라의 해태전자가 기술을 채용했으나 최근에는 일본업체들로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고급 제품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DTS를 선호하고 있다.
스피커 분야에서는 초박형 스피커의 대중화가 진전될 전망이다. 삼성전기, LG포스터 등이 초박형 스피커인 nxt 스피커 사업에 나서 최근 시제품을 잇따라 선보여 새로운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nxt스피커란 기존 스피커의 틀을 완전히 깬 평면 스피커로 영국 NXT(뉴 트랜드듀서 테크놀러지)사가 개발했다. 이 스피커의 전체 두께는 6~10㎜이며 기존 스피커에서처럼 소리의 울림통 역할을 하는 엔클로저나 각 음대역을 재생해주는 드라이브 유닛 등이 없이도 풍부한 대역의 음을 재생할 수 있다. 특히 nxt스피커는 제품 외관에 사진이나 그림을 부착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크기도 얼마든지 늘릴 수 있어 집안이나 실내에서 액자처럼 벽에 걸어 사용할 수 있다.
또 초박형 디스플레이 장치가 채용된 TV와 결합될 경우 홈시어터용 스피커시스템으로 활용될 수 있는 등 적용범위가 무궁무진한 제품이다. nxt스피커는 우리나라의 삼성전기, LG포스터 등을 포함해 일본, 영국, 대만 등 4개국 15개 업체가 상품화에 나서고 있어 곧 일반에 선보일 전망이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