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배경 PC게임 "뜬다"

중세를 배경으로 한 PC게임이 올해 각광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블리자드사의 중세풍 롤플레잉(RPG)게임 「디아블로」가 전세계적으로 히트한 이후 E3와 ECTS 출품업체들이 앞다투어 중세배경의 새 게임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경향은 이미 예고됐었다.

RPG, 어드벤쳐, 전략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로 선보이게 될 중세풍의 게임들은 모두환상적이고 신비스러운 음악이 깔리는 가운데 험한 산과 무성한 숲,음침한 동굴, 먼지 자욱한 폐허, 끝이 안보이는 평야 등을 탐험하는 것이 특징. 여기에 전설 속의 괴물을 만나고 온갖 주술과 마법이 동원되며 신비의 검이나 지도, 책 등이 소품으로 등장한다. 특히 인터플레이의 「발더스 게이트」, 인포그램의 「필그림」, 부카 엔터테인먼트의 「어로드」, 시네마틱스의 「레브넌트」 등은 이같은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어 국내 판권구매담당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중 「발더스 게이트(Baldus Gate)」는 미국식의 정통 RPG로 스크린 수가 1만개를 넘고 CD 5장으로 제작될 예정인 대작이다. TSR사가 이미 발매한 「잃어버린 왕국」에 스토리의 기반을 두고 동굴에서 용을 만나게 되는 이른바 「던전 앤드 드레곤」형식을 빌려 게임이 진행된다. 주인공은 남쪽으로는 구름의 봉우리, 동쪽은 날카로운 송곳니의 숲, 서쪽은 검의 바다, 북쪽은 발더의 문으로 둘러싸인 신비스러운 땅으로 들어가 60종의 괴물과 싸우게 된다. 낮과 밤이 자연스러럽게 바뀌는 가운데 비, 눈, 안개, 번개등이 리얼타임으로 일기의 변화를 일으키면서 영화처럼 다이나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작품.

러시아 부카 엔터테인먼트사가 내놓을 예정인 「얼로우드(Allod)」 역시 중세를 배경으로제작된 RPG와 전략시뮬레이션 복합장르게임. 얼로우드는 중세 봉건시대의 완전자유지를 뜻하는 말로 이곳을 한 발자욱이라도 벗어나면 땅을 뺏기도록 되어 있는 얼로우드의 주인들이 마법을 이용해 자신의 토지에 얽힌 비밀과 전설을 풀어나가는 내용. 부카 엔터테인먼트측은 이 작품이 「디아블로」와 「워크래프트」를 합쳐 놓은 듯한 작품이기 때문에 RPG팬들과 전략시뮬레이션 마니아들을 동시에 만족시켜줄 게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제작사측은 지난해 ECTS에서 이 작품의 샘플을 선보인 후 이미 개발을 마치고 모 메이저사와 판권계약을 추진중이다.

인포그램사의 「필그림」은 십자군과 이교도 기사, 돈키호테형의 의협심 강한 수행자 등으로혼란했던 13세기 초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만들어진 어드벤쳐 게임. 성당기사단 소속으로 회교도로 개종한 한 남자가 온몸에 부상을 입은 채 미밀의 문서를 가지고 작은 마을에 들어오면서 미스테리가 시작되고 이 사건에 교황청까지 연루되면서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는 작품이다. 국내에는 인포그램 작품에 대한 우선권을 가지고 있는 한국라이센싱이 판권을 갖게 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부터 국내 게임시장의 불황이 서서히 회복되면서 중세배경의 신작게임이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