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네트워크업계, 환율보전책 잇달아 철회

주요 외국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IMF 구제금융 이후 환율이 폭등하자 국내 수입 공급업체의 환차손을 일정부분 부담하고 영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환율보전책을 최근 잇달아 철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이들 외국업체의 장비를 공급하는 국내업체들은 향후 영업활동에 상당한 지장을 받게 될 전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베이네트웍스, 한국쓰리콤 등은 당초 계획대로 이달 들어 환율보전책을 철회한데 이어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도 이달말까지만 이 제도를 시행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말 외국업체 중 가장 먼저 환율보전책을 도입한 한국베이네트웍스는 지난달까지 기준환율을 9백70원으로 정하고 초과분에 대해 60% 정도를 분담해왔으나 이달 들어 이를 철회했다.

이 회사는 대신 매주 시장평균환율에 맞춰 기준환율을 정해 장비가격을 산정토록 하고 주문시점과 선적시점의 환율변동으로 인한 환차손은 부담해주기로 했다. 한국베이네트웍스는 『이 제도도 이달말까지만 시행하고 이후에는 환율보전제와 같은 고환율 해소 방안을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립지사로 출범하면서 환율보전책을 제시, 국내 공급업체들의 영업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한국쓰리콤도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으나 최근 이 제도의 시행을 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쓰리콤은 환율보전제를 앞으로도 지속시킬 것인지 장비구매 계약시 할인율을 대폭 늘려 줄 것인 지를 놓고 현재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도 원래 계획대로 이달말까지만 기준환율 1천1백원을 정해 그 초과분에 대한 국내업체의 환차손을 보전해줄 방침이며, 이후에는 이같은 제도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외국 네트워크업체들이 잇달아 환율보전책을 철회하고 있는 것은 당초 환율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올 2,3월까지 한시적으로 도입된 제도인데다 최근 들어서는 소비자에게까지 이같은 내용이 전달돼 가격인상에 대한 반발을 불러옴으로써 영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보전책과 같은 대책이 없을 경우 시중환율 반영으로 인한 장비가격 인상뿐 아니라 주문시점과 선적시점의 환율차이로 인한 손실 위험도 있다』며 『외산장비만을 판매하는 국내업체는 영업력이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