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심장병으로 고통받는 아들에 대한 뜨거운 부정이 인공심장의 일종인 「공압식 심실보조장치」를 국내에서 3번째로 개발해 내 의료계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단국대 의과대 의공학과 이상훈교수(37) 연구팀은 11일 서울대 의대 흉부외과 안혁 교수팀 등과 공동으로 공압식 심실보조장치를 개발, 양에 장착하는 동물실험을 실시해 4.5일간 생존케 하는 개가를 올렸다고 밝혔다.
이 교수팀이 5년동안의 연구끝에 이번에 개발한 심실보조장치는 심장에 이상이 생겨 혈액순환이 불가능한 환자의 체외에 장착, 심장기능을 정상화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하는 첨단장치다.
현재 외국에서 전량 수입되는 심실보조장치가 국내에서 개발된 사례는 경기도 부천 세종병원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공압식과 서울대 병원의 유압식 정도이고 아직 실용화 단계는 아니다.
수천만원이나 수억원을 호가하는 수입장치에 비해 제작비가 4분의 1 수준인 이 교수팀의 심실보조장치가 실용화되면 외화절감은 물론 막대한 수술비를 감당하지 못해 죽어가는 심장질환자들이 큰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에서 제어계측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 교수가 지난 93년 의공학의 꽃으로 불리는 한국형 인공심장 개발 연구에 착수한 배경에는 외아들인 승리군(8)에 대한 부성애가 있었다.
선천성 심장질환을 갖고 태어나 고통받고 있는 2대 독자 아들을 지켜보면서 이 교수는 장기 이식수술을 받을 때까지만이라도 심장질환자들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있는 장치의 국산화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이 교수가 보건복지부의 후원을 받아 자신이 개발한 인공심장에 「승리」라는 뜻을가진 「VICT」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아들의 고통을 반드시 극복해 내겠다는 아버지로서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이 교수는 『동물장착 실험에서 1개월 이상 살아야 임상실험이 가능하다』면서 『앞으로 10~20 차례의 동물장착 실험을 더 거친 뒤 올해 안으로 심장병 환자에게 장착하는 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