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이달중 적대적 인수, 합병(M&A)을 허용하고 수출용 원자재 수입자금으로 30억달러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16일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은 과천종합청사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올해 업무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외국인 직접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외국인의 토지취득에 관한 법률을 폐지하고 적대적 M&A을 이달중 조기 허용하겠다고 보고했다. 또 이달중 3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을 발행해 신규 외화자금 유입을 적극 추진, 환율을 안정시켜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금리인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장관은 외평채 30억달러는 4월초 납입을 완료하도록 유도하고 세계은행(IBRD)자금 20억달러는 이달중에, 서방선진 7개국(G7)이 조기지원키로 한 80억달러는 4월 중 인출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장관은 또 외평채 발행이 끝나면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30억달러의 규모의 신디케이트론(협조융자)을 들여오겠다고 말했다. 이장관은 신규 외화차입을 통해 환율을 안정시켜 금리인하 여건을 조성, IMF와의 협의를 거쳐 통화공급 확대와 금리인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또 원자재 수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과 캐나나 등의 수출지원금융을 활용하고 신용보증지원 및 정부비축자금을 확대해 전반적인 공산품 가격 안정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자원부는 최근 수입길이 막혀 수출산업의 기반 와해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정부가 원자재 수입용으로 30억달러를 긴급지원키로 하고 관계부처 및 국제통화기금과의 협의에 들어갔다. 산업자원부는 은행들의 무역신용(크레디트 라인)을 회복, 원자재 수입신용장 개설을 재개하기 위해 세계은행(IBRD) 차관 가운데 30억달러를 긴급지원하는 방안을 재정경제부 및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의를 거쳐 추진키로 했다.
산자부는 이 자금을 한국은행 또는 산업은행에 배정해 각 은행들의 외상수입 신용장 (뱅커스 유전스 L/C) 개설 지원에 전적으로 사용토록 할 방침이다. 현재까지는 은행들의 대외신인도가 낮고 보유외환도 부족해 외상수입 신용장을 개설하지 못함에 따라 수출업체들은 현금으로 원자재를 구입하거나 수출국의 공여자금(GSM) 등에 의존해야 했다.
산자부는 신용장 개설용 자금이 지원되면 은행들의 크레디트 라인이 복구돼 무역금융이 단기간내에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자부는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원자재 구매자금을 현재의 1천억원에서 3천억원으로 확충하고 올해 2천억원이 계획된 수출입은행의 저리 수입자금 대출도 신용보증기관의 특별보증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또 수출업체가 제때 결제하지 못한 외상수입대금에 대해서는 일반대출로 전환하거나 연체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방안을 재정경제원 및 금융업계와 협의키로 했다.
<김병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