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시장점유율 1위업체인 삼성전자(대표 윤종용)의 PC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삼성전자는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이후 잇따라 시도한 신제품 전략이 먹혀들지 않고있으며,이로인해 판매량이 격감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우선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말에 완벽성을 강조하면서 내놓은 신제품(모델명 M7000)이 제몫을 해내지 못했다.삼성전자는 펜티엄Ⅱ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새로운 주기판(NLX)을 채택한이 제품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과 다른 펜티엄Ⅱ PC가 불완전하다는 점을 동시에 부각시키면서 펜티엄Ⅱ PC시장에서 조기에 기선을 잡는 도구로 삼으려했다.특히 이 보다 앞서 선보인 경쟁사의 보장형 PC의 기세를 꺽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깔렸다.
그러나 이 제품은 보장형 PC를 제압하지도 못한데다 IMF 한파로 크게 위축된 시장수요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과 함께 출시 2개월여만에 「국민형 PC」(모델명 M6000)로바통을 넘겼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순 「국민형 PC」를 새로 출시하고 전국적인 로드쇼를 개최하는 등고급형 제품(M7000)에서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남녀노소 누구나 쉽게쓸 수 있는 제품으로 한국 컴퓨터의 표준화에 도전하는 새로운 펜티엄Ⅱ PC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무려 4개 모델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 제품역시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판촉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삼성전자의 지난달 PC판매량이 전년동월의 절반수준에 머물렀다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난다.
특히 지난 12일 IMF형 PC(모델명 M4000) 발표는 삼성전자의 고민을 그대로 반영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그동안 국내 PC시장이 펜티엄MMX에서 펜티엄Ⅱ 제품으로 옮아갈것에 대비해 고기능의 신제품을 출시하는 데 주력하던 마케팅 전략이 오히려 판매감소로 이어짐으로써 저가형 제품을 내놓게된 것이다.성능이 떨어지는 저가모델을 신제품으로 내놓은 것은PC업계에선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소비자들의 경제력에 따라 고기능의 국민형 PC(M6000)와 저가형 PC(M4000)로 제품군을 이원화해 양동작전을 구사할 태세이다.그러나 최근 3개월간의 시행착오로 월 2만대 안팎의 차이를 보이던 국내PC시장 2위 업체와의 격차가 거의 없어졌다는 뼈아픈 상처를 안게됐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