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내수불황으로 PC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구매형태가 고가보다는 저가를 선호하는 추세가 일반화하면서 국내 PC제조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인텔호환 중앙처리장치(CPU)를 채택한 PC를 잇따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 대우통신, LG IBM, 현대전자, 세진컴퓨터 등 주요 PC업체들은 올들어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인해 PC사용자들의 구매형태가 저가형 제품 중심으로 옮겨가자 인텔칩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PC완제품의 원가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텔호환 CPU를 적용한 PC의 공급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AMD, 사이릭스, IBM 등 인텔호환 CPU의 경우 동급사양 기준으로 인텔칩에 비해 평균 25% 가량 가격이 저렴해 최근 저가형PC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구매심리에 부응하는데다 고환율로 PC가격의 인상압박을 받고 있는 PC업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어 이같은 인텔호환칩을 채택한 PC는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연초부터 AMD의 K6 1백66㎒ CPU를 채택한 1백만원대의 저가형 PC 「매직스테이션X 시리즈」 3개 기종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저가형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성능보다는 가격을 중시하는 실속파 고객들을 대상으로 팩스모뎀과 사운드카드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없앤 인텔호환칩 모델을 지난 2월부터 선보여 소비자가격 1백45만원에 시판하고 있다.
대우통신은 지난해 10월에 출시한 가정용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PC 「웹스테이션」의 후속모델로 이달하순부터 사이릭스 「미디어GX」 1백66㎒ CPU를 탑재한 「웹스테이션(모델명 CD550-16C1)을 본격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번에 선보일 「웹스테이션」의 가격을 1백59만원으로 책정, 상반기 전략모델로 삼아 TV와 연결해 즐기는 DVD PC라는 콘셉트에 판촉활동의 초점을 맞춰 가정시장을 겨냥해 공급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LG IBM은 지난 2월중순부터 「IBM 6x86MXPR 200」칩을 탑재한 멀티미디어PC 「멀티넷 맞춤형PC」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시판에 나서고 있다. LG IBM의 한 관계자는 『이 제품의 경우 핵심부품을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하는 맞춤형PC인데다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인텔호환칩을 탑재해 인텔칩을 채택한 기존 PC에 비해 큰 폭의 가격절감효과가 있다』면서 『현재 실속구매자들을 중심으로 주문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인텔호환칩을 채택한 모델들을 더욱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진컴퓨터랜드는 최근 IMF체제를 탈출하기 위한 국민형컴퓨터로 「IBM 6x86MX-PR200」를 탑재한 PC인 「진돗개98 시리즈」 2개 모델을 선보이면서 판매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두고정보통신도 오디오, 비디오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지닌 사이릭스 「미디어GX」 1백80㎒ CPU를 채택한 보장형PC 「컴마을 금도끼은도끼」를 올해 주력제품으로 정해 이달 중순부터 본격 시판에 돌입했다. 이밖에 중소 PC전문업체인 클로버컴퓨터도 AMD의 K6 1백66/2백33㎒와 사이릭스 「미디어GX」 CPU 등을 탑재한 멀티미디어PC 「위니홈 시리즈」를 공급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