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PC게임업체들이 국내에 직접 진출, 법인을 잇달아 설립하고 한국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국연의」 「의천도룡기」 등 10여종의 게임을 출시했던 대만 PC게임업체인 소프트월드사와 「파랜드택틱스」 「마법사가 되는 방법」 등으로 국내에서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한 일본 PC게임업체인 TGL사는 작년말 각각 소프트월드코리아, TGL코리아라는 법인을 설립, 최근 조직과 인력을 완비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이들 외국업체는 주로 한국과 동남아 지역 중, 저가 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업체로 한국법인내에 개발팀을 별도로 구성하거나 국내 개발업체와 연계해 한국에서 게임을 개발, 동남아, 미국 등 해외지사망을 통해 동시에 출시한다는 계획이어서 국내 게임업체들은 고용창출, 시장확대, 해외시장 정보교류 활성화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1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소프트월드코리아(지점장 홍위수(洪猷書))는 국내 인력 12명을 채용해 서울 20개, 지방 30개 등 전국에 50개의 대리점망을 중심으로 한 직판체제를 구축하고 최근 롤플레잉 게임 「신조협려」, 3D 액션게임 「삼국지 혈투」,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공룡 동물원」, 롤플레잉 게임 「파레콘티」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 이 회사는 연내에 국내 개발인력을 채용해 자체 개발팀을 구성, 국내에서 개발한 제품을 본사가 구축하고 있는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미국 등 6개국의 8개 지사망을 통해 동시 출시할 방침이며 본사의 판매망을 활용한 국산 게임의 해외판매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대리점을 전국 1백여개로 확대, 매월 2종 이상의 게임을 출시해 올해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방침이다.
자본금 1억2천만원으로 출발한 TGL코리아(지점장 이케다 분세이)도 최근 게임 유통업체인 카마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마법사가 되는 방법 2」를 출시했다. 이 회사는 특히 국내 게임업체인 KCT사와 협력, 일본 본사에서 기획하고 KCT가 제작하는 롤플레잉 게임 「열사의 목풍(가칭)」을 연내에 개발, 일본, 대만 등에 동시 출시키로 하는 등 국내 게임업체들과의 협력관계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또한 TGL사 제품 이외의 일본 제품도 라이선싱해 올해 20편 이상을 출시할 방침이다.
이밖에 지난 96년 (주)쌍용과 50대 50의 지분으로 국내에 합작사인 일렉트로닉 부띠끄코리아를 설립, 운영해왔던 미국 게임유통업체인 일렉트로닉 부띠끄(EB)가 쌍용과 결별하고 국내에 독자적인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유명 PC게임업체인 A사, E사 등도 최근 국내 시장조사를 벌이면서 직접 진출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외국업체들의 국내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 게임업체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국내 게임시장의 70∼80% 이상을 외산제품이 차지하고 있고 국내 수입업체들의 과도한 로열티 경쟁으로 이들 제품의 국내 판매가가 적정가격 이상으로 책정되고 있기 때문에 외국업체의 국내 직접 진출은 시장잠식보다는 오히려 가격안정화, 새로운 유통체제 구축, 해외시장 정보교류 등의 측면 등에서 국내업체들에는 이로운 점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