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정당한 권리와 대접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을 쏟겠습니다.』
지난달 26일 정기총회에서 새 회장으로 선출된 한국전기공업진흥회 유재환회장(61세)은 임기중 역점사업을 이같이 밝히고 전기업계의 공동발전을 위해 잘못된 관행이나 제도를 과감히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회장은 특히 『국내 기업들이 대부분 책임과 의무만을 강요당하는 환경에서 경영을 해왔다』고 전제하고 『전기업계의 경우 정부, 정부투자기관 등에 대부분의 물량을 공급하고 있으나 국가 표준계약이 불합리하고 구매관행이 잘못돼 있어 국내 업체가 오히려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사례도 있어 각종 제도 및 관행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회장은 올해 국내 전기산업 전망에 대해 『전기산업은 다른 산업설비 투자에 종속되는 만큼 경기변동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데 최근 정부구매물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원자재값도 폭등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기술력 향상과 차별화된 품질만이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유회장은 임기동안 회원사의 기술개발과 수출증진을 위한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기술개발을 위한 사업으로는 지난해 각각 1백5억원과 80억원에 달했던 산업기술자금과 산업기반기금을 올해는 각각 1백억원, 90억원을 지원해줄 계획이다. 특히 지난 2월 26억원을 1차 지원한 바 있는 중전기기기술개발기금은 올 하반기에 40억원을 추가로 지원해 업체들의 기술개발 열의를 북돋아줄 방침이다.
유회장은 이와관련, 『부족한 기금이나마 업체들에게 최대한 혜택을 줄 계획이지만 그동안 개발효과는 기대했던 것만큼 크지 못했었다』고 지적하고 『개발효과를 극대화하고 상용화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금지원 초기부터 지원대상 기준을 엄격히 심사해 유사과제에 대한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사후관리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87년부터 97년까지 지원된 기술개발 과제 리스트를 종합해 전산화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국책사업 및 국가기간산업 구축시 구매예시제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한전 등 정부투자기관의 물품구매시 국산 신개발품 채택을 우선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유회장은 『최근 환율인상으로 가격경쟁력은 어느정도 확보했지만 선진국 제품에 비해 기술 및 품질면에서의 경쟁은 여전히 뒤지고 있다』며 『수출산업화를 위해 경쟁력이 있는 첨단 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하고 산업구조 자체도 점차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모시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회장은 또 『수출은 마케팅전략이 중요하다』며 『진흥회가 추진하고 있는 수출전문가 인력양성교육과 오는 5월 개최될 서울국제종합전기기기전에 회원사 및 국내 전기업계의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세대 전기과를 졸업한 유회장은 현대건설 부사장, 현대중전기, 현대전동기산업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 94년부터 현대중공업㈜ 중전기사업본부 사장으로 재직중이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