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합물 전자소자 사업이 설계는 하되 생산은 외주처리하는 패블리스(Fabless)형태로 구조조정되고 있다.
국제상사, 삼성전자 등 전자소자용 FAB를 보유했던 업체들이 대내외적인 이유로 최근 FAB사업을 포기한 데 반해 전자소자의 핵심제품인 단일칩고주파집적회로(MMIC) 개발은 최근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
삼성전자가 최근 개인휴대통신(PCS) 단말기용 MMIC고주파 집적회로를 개발한 데 이어 현대전자도 내달 위성통신에 사용되는 주파수 대역인 Ka밴드용 MMIC 7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이동전화, PCS, IMT2000 등 차세대 이동통신 단말기에 사용되는 송수신 MMIC를 개발, 국산 MMIC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앞으로 MMIC 설계는 계속 진행하지만 생산은 해외업체에 맡기는 패블리스형태로 MMIC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반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광전자반도체에 MMIC 관련기술과 FAB기술을 이전해 올해 말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이처럼 패블리스로 MMIC사업을 진행하게 된 이유는 FAB 투자비용 대비 산출효과가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체적인 MMIC 설계기술을 보유하는 것은 당장의 제품매출뿐만 아니라 급속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정보통신분야의 기술을 선도하는 소득을 얻을 수 있지만 막대한 자금을 FAB사업에 투자할 정도로 시장이 형성되지 못한 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MIC분야의 선도업체 매출액이 최근에서야 1억달러를 돌파했다』며 『이 정도 시장규모라면 최근의 금융위기를 감수하고 투자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화합물 반도체 FAB분야가 상당한 기술력이 요구되고 있다는 점도 이 분야 투자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국제상사MMIC나 삼성전자가 보유했던 FAB라인에서는 HEMT, MESFET 등 개별 전자소자 생산에 그쳤고 MMIC제품은 설계기술력과 생산기술력의 불일치로 생산되지 못한 상태였다.
이러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업주체의 변화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동안 화합물 전자소자 사업을 이끌어왔던 주체는 FAB를 주관하는 반도체였으나 최근에는 PCS단말기나 IMT2000 관련사업을 추진중인 정보통신분야로 옮겨가고 있다. 공급자 중심에서 수혜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유형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