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생산.사무직 "장벽 허문다"

국산 가전제품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가전업체마다 생산 물량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한 가전업체가 생산라인에 간접 부서의 인력을 투입, 생산 확대는 물론 일체감 조성에 적잖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화제다.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의 전자레인지 생산라인에서는 마케팅, 수출, 설계, 상품기획 등 생산과 무관한 부서의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생산라인에 투입돼 직접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

이것은 바로 「간접부서 현장 체험프로그램」. 삼성전자의 리빙사업부는 수출 물량을 대기 위해 올초 작업 시간을 2시간 연장했지만 여전히 일손이 달리자 이달부터 이 프로그램을 사업부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들 「초보」 노동자들은 나사 조임, 포장, 라벨 부착 등 대체로 단순한 생산 공정에 투입됐다. 하지만 아무래도 낯선 일이어서 이들의 손길은 서투르기만 한데 그래도 열심히 일해 생산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시행 초기에는 작업시간이 더뎌 이따금 라인을 정지시킬 때도 있었지만 어느 정도 작업에 익숙해지면서 이같은 일은 거의 없어졌다. 생산시간도 빨라졌는데 대당 생산시간이 28초에서 25초로 단축돼 2%포인트 정도 생산 효율이 높아졌다.

또 생산량도 월 평균 1만3천대씩 더 늘어났으며 생산직 사원들의 연장 근무까지 포함하면 이달에만 12만대를 추가 생산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성과보다도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진 것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

맹윤재 리빙사업부장은 『그동안 생산직 사원과 사무직 사원은 서로 마주할 기회가 적어 얼마간 벽이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 벽이 허물어지면서 일체감이 형성되고 사기도 더욱 진작되고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올해 전자레인지 생산 세계 1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간접부서 직원들이 생산현장에서 일해보면서 생산성 향상이나 스피드 경영의 필요성을 체감한 것도 부수적인 성과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리빙사업부는 이 「간접부서 현장체헝 프로그램」은 일단 이달말까지 시행할 예정인데 원하는 부서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생산 현장에 투입할 방침이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