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업계, SO 설치비.수신료 할인 "큰 효험"

IMF한파 이후 가입자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들이 신규 가입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설치비 및 수신료 할인 등 판촉 행사를 경쟁적으로 실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가입자 해지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케이블TV SO들이 궁여지책으로 실시하고 있는 판촉행사가 케이블TV의 보급에 청량제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에도 케이블TV SO들이 케이블TV에 대한 홍보와 선투자 차원에서 수신료면제 혜택을 일정 기간동안 제공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작년부터는 저소득층이 밀집된 지역이나 중계유선사업자들의 영향력이 높은 지역의 SO들이 중심이 돼 설치비 및 수신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추세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IMF사태 이후에는 이같은 판촉행사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달 초 「케이블TV주간」 동안 열린 「98케이블TV 및 위송방송전」에선 전국 17개 지역의 SO들이 설치비 및 수신료 할인 행사에 참여,전시회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특히 최근들어선 그동안 판촉 행사를 전혀 하지 않던 강남지역의 SO도 할인행사에 가세해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송파구 케이블TV SO인 우리방송(대표 이병소)은 개국 3주년을 맞아 개국후 처음으로 3월 한달동안 설치비 50%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우리방송측은 이달중 케이블TV에 가입하는 시청자들에게 4만원(단독주택)과 6만원(아파트)씩인 설치비를 각각 2만원과 3만원으로 할인해 주고 유료채널(캐치원) 가입자에게는 사은품을 증정하고 있다. 이와함께 가입 안내 포스터와 신문 간지 형태의 선전물을 제작,아파트단지등 인구밀집 지역에 집중배포하는등 케이블TV붐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방송의 이익규 사업국장은 『케이블TV에 가입하려면 월시청료,컨버터 보증금(3만원),설치비등을 합쳐 10만원 정도를 부담해야 하는데 IMF상황하에서는 적지않은 금액』이라며 『이번에 설치비 50% 할인행사를 벌이자 종전에 하루 평균 20∼30건 정도에 불과하던 가입자수가 60∼70건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TV 은평방송(대표 황선욱) 역시 이달 초부터 지난 16일까지 신규가입한 시청자들에게 설치비를 완전 면제해주었는데 이 기간 동안 6백명 정도의 가입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강동케이블, 구로케이블, 강서케이블등이 이달중 케이블TV에 가입하는 사람들에게 2개월 정도의 수신료면제 혜택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판촉행사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케이블TV업계를 소생시키는데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일정한 기준이나 원칙 없이 판촉 경쟁이 달아오를 경우 자칫 케이블TV의 요금체제 전반을 흔들고 가격 덤핑 사태를 초래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