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K 모뎀칩시장 공급 경쟁 치열

56K 모뎀칩시장에서 공급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달 초 56K 모뎀 기술표준이 확정되면서 그동안 시장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한 호환성 문제가 해결되자 록웰, TI, 루슨트 등 모뎀칩 공급업체들은 시장판세를 결정짓는 초기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기선을 제압한 쪽은 록웰코리아. 록웰코리아는 지난달 말부터 새로운 56K 모뎀 표준인 V.90을 만족하는 펌웨어 솔루션을 모뎀제조업체들에 제공, 가장 먼저 새로운 표준에 맞는 솔루션을 공급했다. 이와함께 PC용 모뎀칩과 서비스사업자용 모뎀칩도 선보였다.

록웰코리아가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자사가 표준이 결정되기 전에 공급한 56K 모뎀칩에 사용된 기술인 「K56플렉스」와 호환되도록 해 소비자는 서비스사업자가 V.90으로 이전하는 동안에도 K56플렉스 기반의 56K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록웰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삼성, 삼보, LG IBM 등 국내 대부분의 대형 PC업체들이 자사의 모뎀칩을 사용한 모뎀카드를 장착하고 있다』며 『이들의 시장점유율을 감안, 국내 PC용 모뎀칩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해 록웰보다 먼저 56K 모뎀기술을 발표한 TI는 이달말 V.90에 맞는 56K 모뎀칩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TI코리아가 지난해 선보였던 모뎀칩은 프로그래머블 DSP방식을 채용, 소프트웨어만 교체하면 V.90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TI코리아는 자사의 모뎀칩 채용확대를 위해 오는 27일 모뎀 솔루션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며 PC라운드 등 중소모뎀카드업체 중심으로 마케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TI는 올해 이미 1천6백만개의 56K 모뎀칩을 공급한 바 있다.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모뎀칩시장 경쟁에 뛰어들 방침이다. 세계적으로는 컴팩, IBM 등 대형 PC업체에 모뎀칩을 공급해왔던 루슨트테크놀로지는 최근 V.90과 호환되는 모뎀칩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는 지난해까지 시장환경 불투명으로 국내에 모뎀칩을 공급해오지 않았으나 최근 모뎀칩 관련 마케팅인력 및 엔지니어를 보강, 올 상반기부터 모뎀칩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LG반도체는 지난 95년 자사가 개발한 멀티미디어복합칩(MPACT)에 최근 56K 모뎀기술을 지원하면서 주변기기업체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업체들이 56K 모뎀칩 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56K 모뎀칩 시장점유율이 향후 xDSL 등 차세대 모뎀칩 시장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편 비전퀘스트 2000에 의하면 지난해 56K 모뎀의 시장점유율은 36%였으나 올해는 76%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국내에도 대부분 대기업들이 56K 모뎀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릴 방침으로 알려졌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