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 감도는 무선전화기시장

지난해 말부터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매출액이 격감해 침체 기미를 보이던 무선전화기 시장에 점차 생기가 돌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무선전화기업체는 제조원가를 낮추고 유통망을 재정비하는 등 무선전화기 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마련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무선전화기업체는 최근 환율상승의 여파로 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회복함에 따라 수출에도 적극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무선전화기업체가 자체 집계한 「무선전화기 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무선전화기 시장은 IMF 여파로 구매력이 크게 떨어져 지난해 12월의 경우 97년 3, 4분기 월평균 규모에 비해 20%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올 1,2월을 기점으로 전월 대비해 점차 소폭 성장하는 등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 4분기 월 평균 매출액이 71억원이던 것이 12월 53억원, 1월 57억원, 2월 60억원 등 최근 들어 점차 무선전화기의 판매액이 늘고 있다. LG전자도 지난해 12월 32억원, 1월 34억원, 2월 40억원 등 최근들어 매출액면에서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지만 점차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대우통신, 한화정보통신, 한창 등 대부분의 무선전화기업체도 올 2월을 기점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다시 살아남에 따라 신제품 출시시기를 조정하는 등 다음과 같은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신제품 라인업(Line­up) 조정=무선전화기업체는 최근 판매 호조세를 유지하기 위해 올 상반기에 신제품을 집중 출시할 전략이다. 맥슨전자는 다음달 9백㎒ 단순 무선 및 유무선 전화기 2종의 신제품을 선보인다. LG전자도 이번달 신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올 6월 보급형 무선전화기 1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전자도 다음달 9백㎒ 유무선 및 디지털 시그널프로세스(DSP)방식 전화기 2종, 이어 5월에도 보급형 및 DSP전화기를 집중 출시키로 하는 등 대부분 무선전화기업체들이 올 상반기에 신제품을 집중 출시한다.

특히 무선전화기업체는 35만원대 고급형과 20만원대 보급형으로 제품을 양분해 시장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부품 국산화=무선전화기업체는 부품 국산화나 아웃소싱을 통해 제조 원가를 크게 절감시킬 계획이다. 대우통신은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자재 상승분을 만회하기 위해 무선부품(RF 모듈), 액정디스플레이(LCD) 등을 자체 생산키로 결정했다. 현대전자와 한창도 핵심 부품과 소재를 아웃 소싱하거나 국산화해 무선전화기의 가격을 크게 낮춰 매출액 보전에 나설 계획이다.

△수출 총력체제=그동안 내수 시장 공략에 치중했던 대부분의 무선전화기업체가 별도 해외영업팀을 대폭 강화하는 등 수출주도로 사업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LG전자는 환율 1천5백원을 기준으로 1천5백원 이상일 때는 무선전화기 수출 총력체제로 나서기로 했다. 대우통신과 현대전자, 한창도 별도 수출모델용 제품을 개발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할 방침이다.

△매출보다 순익위주로 사업강화=올해는 매출액을 늘리기 보다 순익 위주로 마케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무선전화기업체는 우선 대리점에 쌓아두고 있는 재고 처분에 총력을 기울이며 방만한 유통망을 정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대형점을 중심으로 수금잔고 확보에 적극 나서며 맥슨전자는 현재 수도권 9개, 지방 6개에서 7개, 5개로 대리점 수를 축소해 유통망을 슬림화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대우통신이 기존 품목별 중심 영업체계에서 지역 영업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강병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