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제금융(IMF) 사태 이후 각종 산전관련 단체들도 덩치를 줄이는 등 자생력 확보에 나섰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신규 사업을 추가하고 예산과 인원을 늘리는 등 「덩치 키우기」에 급급하던 산전단체들이 올해는 비용이 많이 드는 신규사업을 대폭 줄이고 자체 수익사업을 구상하는 등 살아남기에 주력하고 있다. 물론 임금은 대부분 동결됐고 몇안되는 직원의 수를 줄인 곳도 적지 않다.
이처럼 각종 산전단체들이 조직을 슬림화하고 사업을 축소하는 등 감량경영에 나선 것은 IMF사태이후 회원사의 부도가 잇따르면서 수입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에 책정된 올 예산은 5억7천4백5만원(전시사업 예산 제외)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1억8천9백15만원이 감소한 금액이다. 지난해 말부터 10여개 회원사가 부도 처리되면서 회비 수입이 급감한 데다 경기 침체로 전시사업 수입마저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협회는 회비 수입을 지난해보다 5천만원이나 즐어든 1억4천만원으로 편성하고 사무국 직원 인건비를 2년 연속 동결하는 한편 각종 복리후생비를 줄이고 사업비와 제 관리비를 감축하기로 했으나 이마저도 계획대로 걷힐지 의문시되는 상황이어서 추경예산 편성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엘리베이터협회는 최근 6명이었던 직원을 4명으로 축소하고 한달에 한번 발간하던 협회 소식지도 발간을 중단했으며, 사무실도 대폭 축소해 기계공업진흥회 빌딩으로 이전키로 했다. 협회의 이같은 경비축소 방침은 지난해부터 건축경기가 침체되면서 회원사들의 회비가 계속 연체되고 있는데다 그동안 협회의 유일한 수익사업이었던 교육사업이 지난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으로 이관되면서 수입이 크게 줄어든데 따른 것이다. 협회는 이에따라 올해 승강기 검사기관 지정 신청을 검토중이다.
한국자판기공업협회도 IMF한파에 따른 자금난을 겪고 있다. 자판기협회는 최근 열린 정기총회에서 올해 예산을 지난해보다 29.7%를 줄인 1억4천6백9만원으로 책정했다. 회원사의 잇따른 부도와 회비체납으로 수입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협회는 각종 사업비를 대폭 줄이는 한편 인건비를 지난해에 비해 23.7% 줄였다.이와함께 재정확보를 위해 회비미납 회원사에 대해 회비를 납부하도록 독촉하는 한편 신규 수익사업으로 단체표준품질인증마크 제도 시행을 추진키로 했다.
지난해부터 사무실 면적 축소를 비롯해 꾸준히 거품을 줄여온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은 새 의료용구 관리제도 실시에 따라 업무량이 폭증, 직원의 신규 채용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지난해보다 소폭 늘려 예산을 편성했으나 회비 수입과 복지부 인허가 업무대행 수입이 크게 줄 것으로 보고 수익사업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조합은 제조 및 수입 의료용구 기준 및 시험방법작성 지원업무와 의료기기업체 품질관리 컨설팅 업무를 실시, 대 회원사 서비스 강화와 안정된 수익사업 발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방침이다. 이외에도 조합은 인건비와 각종 복리후생비를 전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한편 일반 관리비와 각종 경비를 줄여 자생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박영하,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