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세계 일류에 도전한다 (6);한성전자(고전압콘덴서)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올해는 과감한 해외투자로 50%의 세계시장 점유를 목표하는 회사가 있다. 전자레인지용 고전압콘덴서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한성전자(대표 이관종)가 그 주인공이다.

한성전자는 지난 83년 전해콘덴서업체로 출발했으나, 93년말 대우전자부품으로부터 전자레인지용 고전압콘덴서(HSV) 생산설비를 이관받아 94년부터 생산에 들어간 뒤 3년만인 지난해 HSV부문에서 세계 1위의 자리에 우뚝 섰다. 이 회사는 현재 월 총 1백만개의 HSV를 생산해 월평균 2백50만개로 추정되는 시계 HSV시장의 40%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 가전3사는 물론, 샤프, 도시바, 산요, 델롱기 등 세계 유명 가전업체가 이 회사의 거래선이다.

한성전자는 독자적인 자동화설비, 주력상품에 대한 과감한 투자, 매출액 대비 10%의 연구개발투자, 다양한 근로의욕 고취방안을 통한 생산성 향상 등을 바탕으로 눈부시게 성장해왔다.

이 회사를 방문한 외국 바이어들은 생산현장의 자동화설비를 보고 깜짝 놀란다고 한다. 생산공정의 자동화가 매우 잘 구축돼 있을 뿐 아니라 자동화설비가 세계 어디서도 보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외국산 자동화설비가 고가일 뿐만 아니라 국내실정에도 맞지 않는다고 판단, 양산 초기부터 독자적인 설비 설계기술 확보를 국제경쟁력의 필수조건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자체 설계한 자동화 설비를 국내 업체들을 대상으로 공모, 가장 우수한 설비를 채택하는 방식으로 생산자동화를 진행해왔다.

한성전자는 지난 94년 화성공장에서 월 20만개의 HSV를 생산한 것을 시작으로 생산량을 95년 50만개, 지난해 80만개로 확대해 왔다. 지난해에는 월 20만개 생산능력을 갖춘 중국 공장을 가동해 불과 3년만에 생산량을 5배로 늘렸다. 이같은 과감한 투자는 경쟁력을 갖춘 품목을 집중 육성해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한다는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 회사는 또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에 투자, 주력제품인 HSV의 생산성 및 품질향상과 함께 틈새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양산화가 불가능한 T형 전해콘덴서를 개발, 12월부터 오디오의 음질보정용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현재 신규제품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성전자는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이 생산성 향상의 지름길이라고 판단, 지난해에는 「이익옵션제」를 실시했다. 이는 회사 수익의 70%는 재투자하고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14%를 제외한 나머지 16%는 근로자들의 근무평정도에 따라 지급하는 제도다. 2000년까지 상장을 목표하고 있는 이 회사는 스톡옵션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의 이익옵션제는 스톡옵션제로 가기 위한 일종의 준비과정인 것이다. 또한 근로자들의 방송통신대 및 야간전문대학 진학비용을 전액 회사가 지급, 근로자들의 자질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이 회사는 다음달 중국천진공장의 월 생산능력을 40만개로 확대하고, 하반기에는 멕시코에 월 20만개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설립, 월간 총 1백40만개의 HSV를 생산해 올해 안으로 세계시장의 50%를 차지, 이 분야에서 확고부동한 위치를 차지할 계획이다.

이관종 사장은 『현재 주문이 밀려 사장실을 생산본부로 전환, 80만개 생산능력을 갖춘 화성공장에서 3월 1백만개 생산을 돌파하겠다』고 밝히고 『올해 생산량의 80%를 수출로 달성, 지난해보다 2배 성장한 2천만달러 수출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김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