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만난 사람] 한국실리콘그래픽스 조성대 사장

한국실리콘그래픽스를 4년간 이끌어온 조성대사장(46)은 경영자로선 처음으로 구조조정이라는 칼을 빼들었다.그래서인지 조직과 인력에 대한 슬림화를 단행한데 이어 질적 구조조정에 착수한 그의 각오는 비장할 정도이다.그동안 국내 컴퓨터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더불어 순리에따라 비교적 특화된 시장에서 지명도를 쌓아온 것이 언제,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는상황이기 때문이다.

실리콘그래픽스는 그래픽과 영상 워크스테이션쪽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ET,주라기공원,잃어버린 세계,맨인 블랙,화성침공,타이타닉 등 제목만으로도 잘 알려진 영화제작에 실리콘그래픽스의 워크스테이션이 사용됐다.또 이 회사는 오랫동안 슈퍼컴퓨터 시장을주도해온 크레이리서치를 인수해 그 영역을 확대했으며 요즘은 서버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채비를 하고 있다.실리콘그래픽스의 한국현지법인 사령탑인 조성대 사장을 만나 앞으로의 구상을 들어봤다.

올들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과 방향을 말해주십시오.

bps차로 조직과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7개 부서를 4개 부서로 축소하면서조직체계를 기능 중심으로 운영하고 신규사업 분야를 강화할 수 있도록 개편했습니다.우선 유사한 기능을 가진 판매와 마케팅 부서를 통합했으며,시스템엔지니어링(SE) 부서와 고객지원부서를 하나로 묶어 고객지원 기능을 단순한 서비스 차원에서 종합지원 개념으로 탈바꿈시켜나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또한 인사,총무,경리 등 관리업무도 하나의 부서로 일원화했으며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한 신규사업개척을 위한 부서를 별도로 구성했습니다.이처럼 조직을 횡적종적으로 단순화하고 기능화함으로써 앞으로는 더욱 발빠르게 움직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력축소는 조기퇴직제를 통해 퇴직을 희망하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했습니다.처음에는 소폭의 감원을 생각하고 조기퇴직제를 도입했는데 예상보다 그 폭이 컸습니다.이에따라 약 30%가 줄어든 49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제부터는 2단계로 질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입니다.퇴사원들의 노하우를 최대한 살려 회사의 사업과 연계시킬 수 있도록 하고 채널중심의 영업구조를 더욱 강화해나가되 집적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정예화시켜나갈 것입니다.즉 영업계획에서부터 최종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것까지 회사와 채널간 충분한 논의를 실시해 최종 수요자에게 제대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의여부에 따라 과감하 단절하거나 또는 충분한 이윤을 보장하도록 하겠습니다.이러한 영업망에 대한 구조조정을 차기 회계연도(7월시작)전까지 완료할 계획입니다.

신규사업에 대한 강화책을 자세히 밝혀주십시오.

우선 신규사업개척에 있어서는 공공분야에서 발생하는 대단위 전산화 프로젝트 등에 대해 채널에 맡기지 않고 직접 회사 차원에서 공동대응하는 것을 뜻합니다.이제부터는 대형프로젝트에 산발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보다 밀도있게 수주경쟁에 나설 것입니다.

또 지난해 50% 수준으로까지 확대된 서버사업을 더 강화하고,특히 9월부터는 NT서버 시장에도 가세하는 등 시장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신규사업 강화의 골격입니다.

요즘 국내에 진출해있는 외국 컴퓨터업체들이 본사로부터 여러가지 지원을 받거나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본사와 이와관련해 어떠한 협의내용이 있습니까.

이미 본사 월드와이드 재정부와 한국법인에 대해 무이자로 운영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지난해말에는 한국실리콘그래픽스에 4백만달러를 증자하는 형식으로 지원했습니다.또 본사와 외환회계계정을 열어 환율등락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태세를 갖췄습니다.따라서 한국내에서 경영자금 운영에 대해선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하지만 상업차관 도입에대해서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 본사에 대한 인수합병(M&A)설 등 경영수지 악화에 따른 소문이 무성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주십시오.

올들어 실리콘그래픽스 신임회장이 취임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이제는 기틀을 다시 잡아가고 있고 종전과는 달리 아주 고무적인 분위기여서 제2의 창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다음달에는 제품군을 재정립한 새로운 제품운용방향(로드맵)을 내놓을 예정이기도합니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