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하면 당연히 집단장소로 몰려가 교사 한 명에 학생 다수, 정해진 커리큘럼으로 진행되는 집합교육을 연상하게 된다. 학원교육의 틀이란 정해진 시간, 장소를 초월하지 못하는 2차원적인 교육으로만 인식돼 왔다. 그러나 초고속 정보화망으로 인해 컴퓨터교육에도 멀티미디어 바람이 일고 있다.
각종 교습으로 어른보다 더 바쁜 학생, 숨돌릴 틈 없는 빡빡한 일과속에서도 컴퓨터는 빠질 수 없는 필수과목이다. 대학 입시과목은 아니지만 모른다면 컴맹이란 비아냥을 들어야 하고 남들처럼 쉬는 시간에 컴퓨터게임도 즐길 수 없다. 학습 진행속도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워드를 이용한 학과목 정리는 노트와 볼펜으로 정리하던 몇 년 전에 비해 놀라울 정도의 학습수준 향상을 가져다 주었다. 이젠 컴퓨터를 빼놓고 공부를 논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부모 역시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수준의 국어, 수학, 영어는 가르쳐 줄 수 있어도 컴퓨터에 대해 자신있게 나서는 부모는 몇 안된다. 그렇다고 자신있게 배움의 길을 찾아나서는 부모 역시 별로 많지 않다. 『청승맞게 이 나이에 무슨 학원이냐』고 다소 쑥스러운 변명을 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그러나 대세는 막을 수 없다. 컴맹에 이어 넷맹의 수치도 덤으로 따라 다닌다. 배우지 않으면 자식들에게도 수모를 당할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이다.
또 일부 직장에서는 승진시험에 컴퓨터 활용도를 중요한 과목으로 선정하고 있어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컴퓨터는 「배워야만 되는」 필수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어 구사와 함께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의 자유로운 유영을 승진의 필수로 잡고 잇는 것이다.
이같은 학생과 부모들의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컴퓨터교육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이른바 신종 컴퓨터교육. 여기에는 컴퓨터 가정교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개인지도하는 「방문교육」과 각종 교육용 소프트웨어(SW)를 통한 「SW교육」, 조금 수준을 높인 「인터넷 교육」 등이 있다. 이들 업체는 이미 전국적인 지사망을 두고 강력한 「코스웨어」를 자랑하고 있다.
먼저 컴퓨터교육의 대표적인 업체로는 한컴교육나라가 운영하는 이찬진 컴퓨터교실. 「맞춤교육」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찬진 컴퓨터교실은 교재교육과 더불어 초, 중, 고, 대학생 및 직장인 등 회원이 원하는 시간에 방문해 교육하고 있다. 또 회원들의 수준에 맞춰 교과진도나 학습과정을 정해 기초부터 전문가 과정까지 지도한다.
지난해 「컴퓨터 방문교육 상품권」을 발행해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웰컴교육원도 CD롬을 이용한 교재학습과 방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매월 한달 분량의 교육내용을 담은 CD롬을 각 가정에 우송한 후 컴퓨터 통신을 통해 매일 학습내용을 체크하는 방식의 개별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학습내용이 부진하거나 회원이 요구하는 경우 개인 지도교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개인 지도하고 있고 또 전국 1천여개에 이르는 「공부방」을 통해 가까운 곳에서 직접 지도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성인 컴퓨터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뉴 호라이즌스 컴퓨터교육센터는 독창적인 회원제인 「클럽 멤버십제」를 실시하고 있다. IBM 클럽 멤버십과 매킨토시 클럽 멤버십, 스페셜 클럽 멤버십, 야간과 토요일 클럽 멤버십, 영어 클라스 등 다양한 맴버십 클라스가 있어 자유롭게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이 클럽 멤버십제는 2백여만원이 넘는 30여 과목의 PC강좌를 80%가량 할인된 39만원의 가격으로 수강할 수 있으며 학원수업에 참여하기 힘든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직접 방문해 교육하는 「출장교육」 등 파격적인 학원운영제도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서울 종로구 내자동에 광화문점과 서초동에 서초점 등 2개의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컴퓨터서당 멀티미디어는 CD롬 타이틀 및 인터넷을 이용한 컴퓨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초등학생 컴퓨터 기초에서부터 이를 응용한 학과목 과외와 함께 주부를 대상으로 한 컴퓨터 기초에서 인터넷까지 교재와 통신을 통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중, 고, 대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가격은 주부의 경우 2만5천원에서 중학생은 3만2천원, 고, 대학생 및 일반인은 3만8천원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컴키드, 하이컴, 세종교연 등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컴퓨터 교재 및 방문교육시스템 등이 다수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통신과 CD롬 등 컴퓨터를 이용한 과외학습이 보편화되면서 컴퓨터교육 업체나 인쇄물 학습지 업체들이 이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컴퓨터 교육업체의 경우 대부분 컴퓨터를 통한 과외학습을 병행하고 있는데 오히려 최근에는 과외학습의 반응이 좋아 주력사업을 컴퓨터 교육에서 과외학습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IMF체제를 맞아 저렴한 가격의 과외를 받고자하는 부모가 늘어나면서 시장을 형성하게 된 것. 특히 신정부가 개인주도형 학습을 권장함에 따라 향후 컴퓨터를 통한 과외학습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는 멀티미디어 교실이 본격 가동될 경우 2000년 내에 시장은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