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의 숙원인 부품공용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를 타고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 핵심부품인 엔진과 트랜스미션까지도 공용화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 대우, 기아 등 완성차업계 경영진은 내수급감 등 IMF 한파로 인한 각종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 자동차 핵심부품을 포함한 각종 부품을 공용키로 최근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
이와 관련, 박제혁 기아자동차 사장은 『현대, 대우, 기아 등 완성차업계 경영진이 부품공용화를 적극 추진키로 원칙적인 합의를 본 상태』라고 전하면서 『현재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 핵심부품까지 포함해 각사 실무진 사이에 협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부품공용화가 이뤄지면 우리도 현대나 대우의 핵심부품을 구입해 쓸 수 있고 마찬가지로 현대나 대우도 우리 제품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몽규 현대자동차 회장도 이달초 제네바 모터쇼에서 『경쟁사들이 현대의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등을 사용하기를 원할 경우 이를 무조건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병호 대우자동차 사장도 최근 『완성차업계에 경쟁업체와 협력업체 부품을 납품받는 부품공용화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사 부품구매 담당 실무자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부품공용화를 체계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동차업계에서는 진념 전 기아그룹 회장의 주창으로 현대, 대우, 기아, 삼성 등 완성차업체들간에 내비게이션 시스템 공동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나 본격적인 부품공용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온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