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체의 주력 시장인 러시아의 현지 가전유통업체들이 최근들어 수입 물량을 축소하고 있어 국산 가전제품의 수출에 적잖은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가전업체들은 현지 가전유통업체과 제휴를 강화하거나 현금 유동성을 높이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1일 가전3사에 따르면 러시아 현지 유통업체들이 최근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난과 정부의 외산 가전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로 인해 한국산 가전제품을 비롯한 외산 가전제품 수입 을 대폭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가전3사는 올해 러시아에 대한 가전제품 수출이 지난해에 비해 격감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그동안 구축해온 시장기반 마저 잃을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외환위기가 고조되면서 금융기관들이 금리를 두배 정도 인상, 현지 가전제품 수입상들이 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여기다 러시아 정부도 외산 가전제품의 수입을 억제하고 조세수입을 확대하기 위해 오는 5월부터 컬러TV를 수입허가제로 전환하는 한편 올 하반기부터는 러시아어 제품설명서의 부착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새로 도입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전3사를 비롯한 국내 가전업체들은 현지 수입상보다는 자체 판매법인을 통한 수출을 확대하고 판매법인이 금융 위기에 휘말리지 않도록 차입금을 최대한 줄이고 현금 매출 비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대금회수와 재고처리에서 위험을 분산할 수 있도록 현지 결제 통화를 루블화 대신 달러화나 마르크화로 전환하고 현지에 진출한 외국 유통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러시아지역에 대한 수출 제품을 고급화하려던 계획도 보류, 당분간 중저급 제품 위주로 운영하는 등의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가전3사의 러시아 컬러TV 수출물량이 5억달러에 달한데 이어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대 러시아 수출 물량도 해마다 20∼30% 정도 증가하고 있어 국내 최대 가전수출시장으로 부상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