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단말기와 휴대형 PC를 필두로 각종 전자제품의 경박단소화가 최근 급진전하면서 이들 세트에 필수적으로 채용되는 칩부품의 초소형화가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현재 여러 칩부품 중에서 소형화가 가장 빨리 진전되고 있는 분야는 저항(R).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저항은 가로, 세로 2.0×1.2㎜ 크기의 이른바 「2012」 제품이 주력으로 채용돼왔다. 그러나 지난해 이보다 4분의 1(25%) 가량 줄어든 「1608」(1.6×0.8㎜)이 주종으로 떠오른 데 이어 최근엔 이동통신 단말기 등 초소형 세트시장이 활성화하면서 2012제품의 절반 크기인 「1005」(1.0×0.5㎜)로 빠르게 전환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칩부품 왕국인 일본의 경우 1005 칩저항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최근 1608의 2분의 1크기인 0804(0.8×0.4㎜)타입 극초소형 제품이 PHS, 휴대형 PC, 디지털카메라 등 초박형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등 칩저항의 초소형화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저항과 함께 전자회로단의 가장 기본적인 회로부품인 콘덴서(C)도 저항보다는 다소 늦지만 소형화가 급진전되기는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칩타입 콘덴서인 적층칩세라믹콘덴서(MLCC)의 경우 2012를 제치고 현재 1608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최근 1005가 새롭게 급부상, 본격적인 1005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밖에 전자회로단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제거할 목적으로 채용되는 칩비드(R의 일종)도 그동안 3216과 2012가 주력으로 채용돼 오다가 최근 1608을 거쳐 1005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RF단에 사용되는 칩타입 온도보상형수정발진기(TCXO)도 기존에 0.4㏄가 주종을 이루다가 최근 이보다 체적을 3분의 1가량 줄인 0.12㏄가 일본을 시작으로 상용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근본적으로 세트의 경박단소화 추세에 목표를 두고 있는 각종 칩부품의 초소형화와 함께 최근 전자회로단의 뚜렷한 변화는 여러개의 칩부품을 하나로 묶는 이른바 칩어레이화 경향이다. 칩어레이는 전체적인 회로구성을 더욱 콤팩트하게 하고 조립시간 및 비용을 절감하는 데 상당한 강점을 갖고 있어 저항, 콘덴서, 비드 등 칩부품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칩부품의 소형화와 어레이화는 제품의 경박단소화를 가능케 함으로써 세트업계에는 많은 이점을 안겨주지만 해당 부품업계게는 제조 및 관리기술의 혁신적인 변화를 동반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칩부품 크기가 1단계 발전할수록 그만큼 제품의 불량 가능성이 커지고 관련장비의 교체를 수반, 부품업체의 부담도 커지게 마련』이라고 지적한다.
어쨌든 보다 작은 것을 원하는 개발자들의 욕심으로 인해 칩부품의 소형화는 앞으로도 끝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손톱 만하다」는 말로 표현됐던 칩부품의 수식어가 이제는 「깨알 만하다」는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