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세계 일류에 도전한다 (8);한국고덴시(광부품)

한국고덴시(대표 송기선)는 생산품의 90% 이상을 수출하는 광부품 전문회사다.

고덴시는 광전자(光電子)의 일본식 발음으로 한국고덴시는 광전자주식회사(AUK)와 더불어 연 1천억원대의 매출액을 달성하고 있는 광전자그룹의 주축회사로 성장했다.

화합물 반도체기술을 근간으로 만들어지는 광부품은 솔라셀부터 발광다이오드(LED), 레이저다이오드(LD), 적외선발광다이오드(IrLED), 포토다이오드 등에 이르기까지 화합물 반도체의 발광, 수광특성을 이용한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광부품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미국이나 일본의 선진업체들이 먼저 제품개발을 시작, 고급, 고가 제품분야는 이미 선진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일정 수준의 광부품기술을 구비했던 한국고덴시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활로로 찾은 것은 대기업이 참여하기에는 규모가 작고 소규모의 업체가 주도하기에는 기술적인 부분이 문제가 되는 포토커플러나 포토인터럽터 등 광센서분야였다.

광센서는 전기에너지를 빛에너지로 바꿔주는 발광소자와 빛에너지를 전기적 에너지로 바꿔주는 수광소자를 이용해 전자회로내의 입출력간의 전기적 절연이나 신호전달에 이용되는 부품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VCR 내의 테이프감지, 각종 자판기 내의 물체감지 및 동전감지 등 물체의 위치 및 유무를 감지하는 곳에는 모두 사용되는 핵심부품이다.

한국고덴시는 지난 80년 회사 창립과 함께 솔라셀 개발을 시작으로 광부품기술을 축적, 지난 86년 국내에서 최초로 포토커플러를 생산했다. 그당시 포토커플러의 수입가격은 30센트였으나 한국고덴시가 양산을 시작하면서 곧바로 20센트로 떨어졌다. 미미하나마 국내 생산이 가능하다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정도인지를 가늠케 하는 사례였다.

한국고덴시는 포토커플러 양산에 이어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우선 정밀한 규격 검토에 들어가 그 당시 사용되던 포토커플러가 오버스펙(과다규격)임을 발견했다. 단순히 물체감지만을 하는 데는 그렇게까지 엄격한 규격이 필요치 않았다고 판단, 완화된 규격품을 사용해 가격을 낮추는 방법을 동원했다. 물론 제품성능에는 전혀 이상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랐다.

이와 함께 한국고덴시는 계열사와 국내업체들을 통해 부품의 국산화를 적극 추진하고 생산기술을 끊임없이 개선시키는 노력을 경주, 품질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했다. 이렇게 제작된 부품은 해외업체들로부터 호응을 받았고 현재 이 회사는 세계 최대 마우스 생산업체인 대만의 로지텍에 위치감지용 광센서를 월 2백만개씩 전량 공급하는 등 옵틱리시버와 마우스용 광소자분야에서는 최대 공급사로 성장했다.

최근 한국고덴시는 일본과 동남아에 편중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향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에는 생산현지법인을, 미국과는 TI, HP 등 선진업체와 기술제휴를 성사시켰다.

수작업 비중이 높아 국내 생산으로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제품들을 중국으로 이전시켜 기존 시장 우위를 유지하고 TI, HP와는 적외선송수신모듈(IrDA), 화학센서, 인텔리전트센서 등 첨단제품을 공동으로 개발, 생산함으로써 그동안 미뤄왔던 첨단분야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한국고덴시의 송기선사장은 『매년 30∼40%의 성장률 달성과 첨단기술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실시, 2005년까지 세계 8위권의 광반도체 제조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