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파가 몰아닥친 이후 주요 커넥터업체들의 명암이 교차되고 있다.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와 통신시장이 휘청거려 이 부문에 주력해온 업체들은 매출격감으로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다품종 소량생산이나 가전쪽에 비중을 두어온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받고 있다.
IMF 관리체제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국내 1위와 2위를 나란히 달리고 있는 한국단자공업과 한국AMP. 한국단자공업은 자동차와 통신장비용 제품의 비중이 매출의 70%를 차지해왔으며 한국AMP도 자동차와 통신장비쪽 비중이 80%이상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두 업체는 올해들어 월 매출액이 지난해의 절반 가까이로 줄어들었다.
반면 국내 커넥터업계의 빅3의 하나인 한국몰렉스는 두업체에 비해서는 소폭의 매출감소에 그치고 있어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한국몰렉스는 통신장비와 자동차용 제품의 의존도가 30% 정도에 그치고 있는 반면 가전과 컴퓨터 및 주변기기, 사용무기기 등 비교적 다양한 제품군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몰렉스는 가전쪽에서 현상유지가 되고 있고 주변기기쪽의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통신장비용 커넥터 전문업체로 한국AMP와 함께 국내 통신장비용 커넥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버그전자도 매출격감에 고통받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한국버그전자는 지난 1월과 2월 두달의 매출이 지난해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져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통신단말기와 주변기기등 다품종을 보유하고 있는 히로세코리아는 주요 커넥터업체중에서 가장 건실한 행진을 보이고 있다. 이통단말기와 HDD, FDD, CD롬 등 다양한 단말장치용 커넥터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히로세코리아는 이들 제품의 판매량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우영, 연호전자 등은 IMF 한파속에서도 매출이 줄기는 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컴퓨터와 주변기기, 가전쪽에서 저가 범용제품을 무기로 삼고 있는 우영과 가전용 제품에 관한한 한국몰렉스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연호전자는 IMF 때문에 덕을 보고 있다.
전체 시장의 수요가 타격을 입지않고 있는데다 국내 세트업체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저가 국산대체를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환율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해외 OEM 수출도 상당히 진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커네터업계가 예기치 못한 IMF사태로 서로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판도변화로 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과도기로 간주되는 현재의 상황이 얼마나 오래갈지 점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