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러시기 시장 벌서 "후끈"

국내 자동판매기 산업의 주류를 이뤄왔던 커피자판기와 캔자판기의 수요 위축을 타개하기 위해 자판기 제조업체들이 품목다각화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올 여름 수요를 겨냥한 계절상품 판촉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더위가 다소 늦게 시작된 데다 잦은 장마로 슬러시기, 소프트아이스크림기 등 계절상품의 판매량이 목표했던 만큼 늘지 않았으나 올해는 더위가 일찍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자 각 업체들이 이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속속 출시하는 등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자체 개발한 슬러시기의 품질문제로 고전했던 LG산전은 그동안 문제점을 완벽하게 바로잡은 신제품을 출시, 슬러시기시장 석권을 노리고 있다.

특히 품질문제로 실추됐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대리점에 1대씩 샘플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천6백여대의 슬러시기를 판매하는데 그친 LG산전은 올해 2천5백여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천여대의 슬러시기를 판매할 계획인데 이미 세아물산에서 3백여대를 OEM으로 받아 판매에 나섰다. 이 회사는 대리점의 구색을 맞추기 위해 계절상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아이스크림기의 경우 재고분만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물산도 슬러시기의 경우 삼성전자에 공급한 것을 제외하고 2천여대를 자체 대리점을 통해 판매키로 하고 지난해 10여곳에 불과했던 대리점을 올해는 20개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이와함께 이 회사는 최근 제빙기와 소프트아이스크림기 등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 계절상품으로 특화해 나가고 있다.

한편 지난해 슬러시기 자판기를 내놓아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해태전자는 그룹 부도에 따른 여파로 신규 투자는 전면 보류한 상태인데 슬러시기의 경우 올해는 일단 재고분만 판매할 계획이며 시황에 따라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더위가 일찍 시작될 것으로 보여 이달초부터 계절상품에 대한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다』며 『경기침체로 수요가 늘어나지 않겠지만 지난해 수준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