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자센터가 개장 1주년을 맞았다. 강남의 핵심상권으로 부상한다는 야심찬 도전장을 낸 지 1년이 지난 현재의 국제전자센터 모습을 2회에 걸쳐 점검해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지난해 3월 29일 개장축포를 쏘아올린지 1년이 지난 현재 국제전자센터가 뒤늦은 홀로서기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개장 초 이목을 집중시켰던 전국적인 교통망과 혁신적인 창고시스템, LAN으로 연결된 환상적인 통신판매 시스템이 지난 1년간 빛을 보지 못했다. 그동안 과대포장된 전자상권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국제전자센터는 입주업체들의 상권다지기 노력으로 명맥을 유지해 왔다고 평가될 수 있다.
국제전자센터는 전자상가 초유로 분양상가라는 독특한 형식을 취한 만큼 개장 초기부터 우려되는 부분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상가는 성격상 일반 주택이나 사무실을 분양하는 것과는 사뭇 차이가 있다. 입주에 앞서 상권을 고려해야 하고 기반 시설 및 활용도를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 계획상가로서 시설 이용도를 고려하지 않아 동양 최대의 전자상가로 자부함에도 불구하고 더딘 발전을 보이고 있는 용산전자상가가 좋은 예이다.
상가는 초기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를통해 강력한 이미지를 소비자의 뇌리에 심어주어야 한다. 국제전자센터 역시 초기 강력한 이미지를 심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보였다. TV와 신문광고를 통해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실제 상가를 이끌어갈 입주자들의 생각과는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초기부터 입주상인들의 입에서 상가관리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불거져 나왔다. 층별 컨셉트가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삐죽삐죽 솟아 오른 反컨셉트 점포들에 대한 통제가 불분명한데 대한 불만이었다.
또 상가로서 대단위 주차시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소비자들로부터 제기되는 주차에 대한 불만을 조기에 해소시키지 못하면서 상가 이미지를 상당히 훼손시켰다. 여기에 입주자들은 관리사였던 서원유통이 초기 상가 홍보에 실패했고 결국 이 문제는 관리사였던 서원유통과 입주사간에 홍보예산문제로 비화돼 아직까지 입주자들의 모임인 협의회측과 협의가 진행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고 최고의 교통요충지로 자부하면서도 고객유인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상권분석에 문제가 있었던 아니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개장 초기 50%도 안되는 입점율로 상가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1층이 화장 안한 얼굴로 고객들을 맞이 했다. 삼성, LG 등 대기업 유치에서부터 외국 전자기업에 이르기까지 입점대책을 강구했지만 이 역시 실패했다.1층의 미분양 점포는 결국 전시장이라는 애매모호한 용도로 유지되고 있지만 비어 있는 날이 태반이다.
여기에 수십억원을 들여 설치한 EPIS(전자상품정보시스템)의 효용성 저하도 관리체계의 헛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PIS를통해 국내상권을 넘어 국제적인 상권이 형성될 것이라는 야심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었다는 평이다. 따라서 EPIS를 바라보는 상인들의 시각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식의 무용지물이다.
『분양사인 신원종합개발과 관리사였던 서원유통이 전자상가에 대한 노하우가 없고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섣불리 개장했다』는 지적과함께 『일찍부터 상가활성화에 대한 대책을 협의회측에 일임했으면 오히려 더 나았을 것』이라는 입주상인들의 모임인 국제전자센터협의회의 한 관계자의 불만이 국제전자센터의 문제를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