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개장 1년 맞은 국제전자센터 (하)

최근들어 국제전자센터의 상가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활발하다. TV, 라디오, 신문 등 언론매체를 통한 홍보활동이 분주하고 매주 주말벼룩시장을 열어 「고객 끌어안기」에도 열심이다. 상가개장 1년을 넘기면서 상인들의 자구 노력도 한창이다.

이러한 상인들의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위기감이 숨어 있다. 내달 4일 개장하는 메머드급 전자상가 테크노마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규모면에서 국제전자센터를 능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테크노마트는 강북상권 뿐만 아니라 강남상권과도 연계돼 강남의 고객을 흡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국제전자센터 입주상인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현재 국제전자센터의 입점률은 80%선. 개장초에 50%도 안되는 입점률에 비하면 현격히 개선된 것이다. 특히 이달들어 입주하는 상인들이 크게 늘어 앞으로 완전 입점을 기대해도 될 만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협의회측은 완점 입점을 통한 상가활성화 대책으로 임대료 파격세일(?)을 내걸고 있다. 1년 관리비를 보증금으로 하는 극약처방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이 경우 임대보증금은 3백만원선으로 현존하는 전자상가 중 가장 싼 임대보증금이다. 또 미분양된 신원종합개발 소유의 점포에 대해서도 임대료를 30%이상의 할인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으며 현재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점포에 대해 피분양주를 상대로 최고 70%까지의 임대료 할인을 추진하고 있다. 테크노마트가 1천만원 보증금을 들고 나온데 따른 맞대응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인들의 자구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선 전제되어야 할 몇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가격 및 서비스 개선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제전자센터에 입주한 상인의 60%이상이 용산전자상가 등지에 점포를 따로 두고 있는 만큼 용산전자상가와 같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이라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비쌀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강남상권이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 현재 제품을 구입했다는 매장의 확인만 있으면 3시간 무료주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고객과의 주차시비로 인해 상가이미지 추락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둘째 현재 공사중인 B관, C관과의 연계성이다. B관, C관은 전시와 비즈니스공간으로 구성된 프리빌 빌딩과 게임,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위주의 엔터테인먼트 빌딩으로 건설될 계획이다. 국제전자센터를 중심으로 다각화된 집객요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의 건설추진도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반면 테크노마트가 전자상가를 매개로 한 복합 멀티미디어 상가라는 점에서 B관과 C관의 컨셉트가 테크노마트와 중복되는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 근접성의 문제도 대두돼 결국 출혈경쟁이라는 불가피한 상황이 도래할 경우 불똥이 국제전자센터 매장에도 튀지 않을까 하는 문제이다. 결국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추후에 말썽의 소지가 될 수 있는 것이 B관과 C관의 문제이다.

셋째 EPIS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통신판매의 시대가 도래함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당장 효용성이 떨어져 사장된다면 추후 활용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선 투자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라면 현재 활용 가능한 부분을 찾아 매장의 실익이나 상가 이미지개선에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상인들의 자구노력이 상가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상인들 모두 다시 개장한다는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