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이 매각설이 나돌고 있는 코오롱전자의 임원을 잇따라 축소,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지난 27일 김일두 코오롱전자 대표를 신세기통신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발령낸데 이어 후속인사로 코오롱전자의 박성열 상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부터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는 코오롱전자는 지난해 말 그룹 임원인사에서 김일두 대표이사, 강완기 상무, 박성열 상무 등 3명의 임원이 모두 유임돼 한때 매각설이 수그러 들었으나 올해 초 강완기 상무가 코오롱정보통신으로 전보된데 이어 김일두 대표마저 신세기통신으로 자리를 옮김으로써 매각설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코오롱전자는 이번 인사로 대표이사가 부사장급에서 상무급으로 낮아진데다 임원도 대표이사 1명으로 줄어들어 그룹내에서 위상이 축소돼 매각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것으로 관계자들이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그룹의 고위관계자도 『이번인사는 코오롱그룹이 신세기통신의 경영에 무게를 싣기위한 조치』라며 강조하면서도 코오롱전자를 매각할 의사가 없음을 못박지는 않았다.
특히 지난해 코오롱전자 인수를 거절했던 두산그룹의 관계자는 『최근 구조조정 과정에서 코오롱전자의 인수를 다시 재고키로 했다』고 밝혀 이같은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코오롱그룹은 그러나 이와관련, 『두산그룹이 코오롱전자의 재인수 의사를 타진해 온적이 없다』며 『인수할 의향도 없으면서 경쟁사를 곤경에 빠뜨리기위해 일방적으로 고도의 언론플레이를 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코오롱전자는 두산의 인수설이 나돌면서 거래처들로부터 문의가 쇄도, 상당한 곤경을 겪고 있으며 영업에도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관계자들은 코오롱과 두산의 이같은 신경전이 결국 코오롱그룹이 코오롱전자의 매각의사를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눈치챈 두산그룹이 코오롱전자를 유리한 조건으로 인수하기위해 언론에 인수 의사를 흘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PCB원판 시장도 공급과잉 사태를 빚고 있어 두산이 진정 코오롱전자를 인수할 의사가 있는 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