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산업대 자동화공학과, FMS 독자개발

서울산업대 자동화공학과가 차세대 생산시스템인 유연생산시스템(FMS:Flexible Manufacturing System)을 독자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산업대 자동화공학과 실험실에서 이 학과 이귀형 교수(42) 등 4명의 교수와 학생들은 자신들의 독자 설계로 시가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제작된 실습용 FMS가 가동되는 모습을 자랑스레 지켜봤다.

FMS란 여러대의 공작기계로 구성된 가공부문과 자동으로 부품을 반송, 착탈할 수 있는 물류부문 등이 결합돼 미리 지정된 가공 순서와 작업조건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컴퓨터를 통해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수요 증감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생산시스템이다.

FMS는 원가 절감 및 품질향상을 꾀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지만 기술력 부족 등으로 현재 국내에서 쓰는 FMS는 대부분 선진국에서 도입, 5억~30억원대의 고가여서 대학에서 실습용으로 FMS를 갖춰 놓기란 극히 어려웠다.

최근들어 대우중공업과 고등기술연구원, 통일중공업이 각각 30억원과 2백50억원을 들여 FMS를 개발했고, 서울대는 공장자동화 연구와 실습을 위해 정부와 기업의 협조로 13억3천여만원을 들여 이 설비를 갖춰놓았으며 조선대도 50억원을 들여 FMS 라인을 설치한 바 있다.

산업대의 특성상 졸업과 동시에 산업현장에 투입돼 자신들이 배운 전문기술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FMS를 갖춰놓는 것이 필수적인데도 이런 고가장비를 구입할수 없는 형편 때문에 고민하던 이 교수팀은 결국 학생들의 실습에 필요한 부분만을 압축해 직접 새로운 기계를 설계했다.

이 교수팀의 설계도에 따라 시공업체인 SEC엔지니어링이 이 설비를 만드는데 든 비용은 고작 4천만원.

서울대에 설치돼 있는 FMS가 1백89평이나 차지하는데 비해 1평 남짓한 공간에 들여놓은 이 「신형」 FMS는 학생들이 직접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면 로봇이 자동적으로 모터 등의 제품을 제작하고 화상검사를 거쳐 창고에 적재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실습해 볼 수 있다.

이 교수는 『다른 대학처럼 많은 돈을 지원해주는 곳도 없고 실습장비를 설치할 공간도 마땅치 않지만 교육을 포기할 수 없어 직접 개발하게 됐다』며 『우리팀이 만든 설계도로 업체들이 실습장비를 만들어 이를 다른 학교에 팔기 위해 교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앞으로도 필요한 장비에 대해서는 독자적인 설계를 시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