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대리점, 고객 찾아 "발로 뛴다"

IMF 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의 구매심리 위축으로 영업이 어려워지자 가전 대리점의 영업형태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앉아서 기다리던 소극적인 영업에서 탈피, 더욱 적극적으로 고객을 끌어모으는 각종 이벤트 마련은 물론 고객을 직접 찾아다니는 영업이 부쩍 늘고 있다. 활동하는 만큼 매출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이같은 영업형태 변경은 갈수록 백태를 이룰 전망이다.

현재 가전대리점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하고 있는 판촉은 「고객끌어 모으기」다. 대리점 매장 한쪽이나 대리점 앞 길가에 생활용품을 미끼상품으로 내놓고 초저가에 판매하거나 지나가다가 쉽게 참여해 즐기고 자그마한 상품도 타갈 수 있는 게임을 마련 관심을 끌어들이는 행사가 대부분이다. 소형 가전제품이나 배드민턴채, 멀티탭, 고무장갑으로 제품도 다양한데 주로 주부들이 관심 가질 제품으로 구성한다.

고객에게 재미와 사은품을 주는 게임으로 작은 공간에서도 할 수 있는 다트게임이 주로 활용된다. 판촉물 등 간단한 물건을 상품으로 내건 이 행사는 일주일에 한번 두 시간 정도 실시하고 있는데 누구나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행사는 고객들에게 대리점 알리기에도 효과적이지만 행사시간에 발생하는 매출도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다. 다트게임으로 하루 2백10만원 정도 올리던 매출을 5백70만원까지 올렸던 LG전자 목동대리점이 좋은 예다. 이 대리점은 이같은 행사를 정례화하고 있다. 그러나 더욱 굵직한 수요를 대량으로 올릴 수 있는 판촉은 아무래도 고객을 찾아가는 판촉이다. 고객찾아가기 판촉은 대리점 단위로 지역내 새 아파트 단지에 찾아가 입주자들을 상대로 판촉에 나서는 아파트 판촉과 본사 지원을 받아 실시하는 로드쇼가 있다.

이 가운데 아파트 판촉은 IMF 이후 혼수 다음가는 주요 수요로 부각되면서 각 사의 경쟁도 치열하다. 신축 아파트 판촉은 고객들이 새 집으로 이사할 때 묵은 가전제품을 교환, 수요가 확실한데다 한두 집에서 먼저 선택한 제품이 아파트 수요 상당부분을 좌우한다는 점 때문에 성공적일 경우 상당한 매출이 보장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아파트 판촉은 아파트단지 안이나 외부 공터에 공간을 확보한 뒤 행사를 진행하면서 입주자들에게 제품을 소개, 선택될 수 있는 확실한 기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행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당장 실판매로 연결해나갈 수도 있지만 입주자 명단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어 잠재고객 확보가 쉽다.

한국신용유통 서부지사 소속 대광대리점의 경우 아파트를 한채 빌려 실제 가정에서 설치 사용하는 것과 같이 각종 전자제품을 진열해놓고 제품구매를 유인하고 있다. 이같은 방법은 그동안 새 아파트에 섀시나 커튼을 설치하는 인테리어업자들이 사용해온 방법으로 다소 비용이 들지만 실제 사용공간에 제품을 진열하고 고객들이 제품을 직접 작동해 성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 이 방법을 도입하려는 대리점들이 많이 늘고 있다.

대광대리점의 경우 입주자 명단발표 직후 이를 확보하고 인테리어업자와 연계해 내부시설과 가전제품을 전시, 입주자를 상대로 판매에 나서고 있는데 한달에 3천만~4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