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형 에어컨 시세 "폭락"

올들어 에어컨공급업체들의 예약판매가 예년에 미치지 못하면서 용산전자상가의 패키지형 에어컨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IMF체제 이후 시작된 에어컨 업체들의 1~2차 예약판매가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패키지 에어컨 재고제품이 전자상가로 대거 유입돼 공급과잉현상을 보임에 따라 상가의 패키지 에어컨 거래가격이 밑바닥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지난 3월말까지 가전3사를 포함해 에어컨 공급업체들이 2차 에어컨 예약판매를 실시한 결과 전체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각각 지난해 같은기간의 판매실적의 25%정도 밖에 안되는 2만5천여대의 판매실적을 올리는데 그쳤으며 그나마 그동안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어오던 패키지형 제품은 판매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상가에 패키지형 에어컨 물량이 많이 남아돌면서 현재 용산전자상가에서 현금거래를 전제로 에어컨 구입가격은 소비자가격과 비교해 30%정도 낮게 형성되어 있으며 40% 이하에 거래되는 모델도 적지 않다.

패키지형 에어컨의 이같은 투매율은 분리형 에어컨의 10~15%과 비교해 두배를 넘는 것이며 지난해 3~4월 20~25% 할인판매율 보다도 5~10% 더 떨어진 수준이다.

제품별 시세를 보면 LG전자가 내놓은 20~25평형 에어컨 LP-302CP의 상가시세는 권장소비자 가격보다 30% 낮은 2백만원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소비자가격 3백11만원짜리 302CA도 2백20만원전후에 팔리고 있다.

또 대우전자의 동급모델 DAP-201DA는 권장소비자가격 2백94만1천원의 60%선인 1백60만~1백7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고, 자매모델인 DAP-201HD은 소비자가격 보다 30% 이상 싼 2백만원미만에 판매되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의 2백94만1천원짜리 AP-720S은 2백만원에, 3백37만원짜리 만도기계의 MPA-0715는 2백40만원 내외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용산전자상가의 한 관계자는 『용산의 패키지형 에어컨의 가격이 이같은 낮게 형성되어 있는 것은 올해 에어컨의 판매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해 일부 상인들이 그동안 재고로 확보해 놓았던 제품을 현금화하기 위해 용산전자상가에 투매했기 때문』이라며 『5~6월 에어컨 성수기가 되더라도 패키지형 에어컨의 가격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