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업계, 해외 투자 확대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외환위기 이후 유동성 자금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동결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투자를 서서히 늘리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관, 오리온전기, LG전자 등 디스플레이 3사는 올 들어 해외 현지법인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지급보증을 통해 자본출자를 늘리거나 신규사업 및 컬러브라운관 생산설비의 증설과 관련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관은 최근 형광램프 생산에 뛰어든 독일 현지법인(SEB)에 설비자금 1천8백만마르크를 직접 투자한 데 이어 국내 브라운관 생산설비를 중국 천진공장으로 이전키로 하고 홍콩 현지법인에 8천만달러를 현물 투자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말부터 경제상황이 여의치 않은 브라질의 마나우스에 브라운관공장을 짓고 있는 이 회사는 브라운관 현지법인(SDDB)에 6천만달러의 지급보증과 함께 2천만달러를 직접 투자한 바 있다.

오리온전기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컬러브라운관 생산법인인 오리온엔지니어링서비스의 운영 및 설비투자 자금으로 2천만달러를 직접 투자키로 결정했으며 베트남공장의 브라운관생산설비 증설에 대한 투자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LG전자의 디스플레이사업본부는 올해 중국 장사공장의 29인치 CPT 생산라인을 증설하기 위해 2천4백만달러를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영국 웨일스공장에 대한 브라운관 생산공장의 조기가동을 위해 설비투자 등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이루어진 투자는 이미 진행중인 중국과 브라질, 영국지역의 브라운관 생산 설비의 신, 증설 투자이거나 현지법인의 운영을 위한 지급보증 투자가 대부분이다』면서 『국내 사정상 새로운 신규사업이나 해외업체의 인수와 같은 대규모 해외투자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원철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