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측기업계에 인수합병(M&A) 및 전략적 제휴 바람이 불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유무선통신용 계측기업체들이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하는 한편 취약 분야를 보강하고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M&A 및 전략적 제휴에 나섰다.
이처럼 유무선통신용 계측기업체들이 인수합병 및 제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업체간 기술, 판매협력을 통해 자사의 취약부문을 단기간에 보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통신용 계측기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증하듯 데이터, 광통신용 계측기 전문업체인 독일 반델&골터만(WANDEL&GOLTERMANN)社와 이동통신 계측기 전문업체인 미국 웨이브텍(Wavetek)社가 지난달 합병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올 상반기중에 인수작업을 마무리짓기로 하는등 통신 계측기부문의 상호보완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반델&골터만은 네트워크/프로토콜 분석기등 광, 데이터통신 계측기를 중점 공급하고 있는 반면, 웨이브텍은 케이블TV 및 이동통신 측정기 분야에서 강세를 보여온 업체이다.
양사는 이번 합병을 발판으로 연간 매출규모 4억달러로 휴렛팩커드에 이어 2위인 통신용 계측기업체로 부상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무선, 광통신 계측기 전문업체인 미국 아이에프알 시스템스(IFR Systems)社는 종합 통신용 측정기업체로 부상한다는 목표 아래 GSM, CDMA등 이동통신 계측기 업체인 영국 마르코니 인스트루먼트(Marconi Instruments)社를 1억 7백만달러에 전격 인수키로 했다.
IFR社는 지난해 매출 1억1백만달러를 벌어들인 마르코니의 이번 인수로 마르코니의 이동통신 단말기 측정기술력과 전세계에 퍼져 있는 마르코니의 판매망을 활용, 매출규모가 약 2배로 늘어나면서 셀룰러 등 이동통신 단말기 측정기분야에서 2위로 뛰어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실로스코프, 비디오방송 측정분야 세계 선두주자인 미국 텍트로닉스社도 지난해 광통신 계측기부문에서 첨단기술을 보유한 독일 지멘스社의 계측기 사업부문을 전격 인수, 네트워크 프로토콜 분석기를 비롯, 종합정보통신망(ISDN)측정기 등 유선통신용 계측기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또한 텍트로닉스社와 세계적인 이동통신 측정기업체인 독일 로데&슈와르츠(Rohde&Schwarz)社는 양사의 취약부문을 보강하기 위해 공동 기술및 판매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시장 공략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세계적인 계측기 업체인 미국 휴렛패커드(HP)社도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멀티미터, 스코프미터등 소형 전자계측기 전문업체인 美 플루크(FLUKE)社와 전세계를 대상으로 계측기 공동판매 및 마케팅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는등 세계 전자통신 계측기 업체들간의 인수 및 제휴 열풍이 불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업계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가진 계측기 업체들의 짝짓기가 잇따르면서 기술력과 자금력이 영세한 국내업체들은 뜻밖의 거대한 공룡을 상대로 더욱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며 『틈새시장 공략 및 첨단 계측기 개발로 세계적인 업체와의 경쟁 대열에 참여하려는 국내 업체들도 대응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