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형 제품으로 신규수요를 확보하고 주력품목을 다각화해 다양한 가격대에서 교체수요, 대체수요를 최대한 흡수하라.」
최근 가전업계가 외환위기로 극심하게 위축돼 있는 내수시장을 뚫고 나갈 대안으로 세운 새로운 마케팅전략이다.
가전업계는 그동안 해마다 품목별로 주력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마케팅력과 판매활동을 집중, 주력제품에서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같은 마케팅 방법은 소비자들이 어느정도 구매력이 있는 상황에서 고급기능의 최신제품이라는 이미지를 결부시켜 판매로 연결할 수 있는 것이지 요즘처럼 구매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
이에 따라 가전업계는 실속위주로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에 맞춰 마케팅 방향을 급선회, IMF 실속형 제품을 내놓는가 하면 예전에는 비주력 제품으로 등한시해왔던 중저가의 구색상품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또 판촉활동도 예전처럼 다기능의 고급제품 위주로 펼치는 것이 아니라 중저가제품을 엮어 혼수패키지상품으로 선정, 할인행사 및 사은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 제품에 대한 마진율도 조정, 대리점들로 하여금 집중적으로 홍보, 판매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더욱이 4월 한달동안은 각 사의 대리점 뿐만 아니라 백화점, 가전양판점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할인판매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이로 인해 지난 1/4분기 품목별로 지난해 동기대비 최대 45%까지 줄어든 역신장 폭을 좁힐 수 있을 지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전자는 IMF형 제품을 혼수패키지로 엮어 판매확대에 나섰고 삼성전자도 냉장고, 청소기, 가스레인지 등 실속형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대우전자, 동양매직역시 그동안 구색상품으로 갖고 있던 중저가제품을 패키지화하고 전자레인지 등 원가절감형 제품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는 반대로 가전업계는 고가, 고급형 제품에 대해서도 양극화된 수요가 지속적으로 있다고 보고 사이드바이사이드냉장고, 식기세척기, 드럼세탁기, 가스오븐레인지, IH압력보온밥솥 등 다기능의 고가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벌여 교체수요 및 대체수요를 이 기회에 흡수, 매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각 자의 구매력에 따라 급격히 실속위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를 구매와 연결하기 위해서는 주력 제품이외에 중저가 제품, 고가 제품 등 가격대별로 주력제품을 다각화해 판매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분석하고 있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