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정보화의 개념 정립

김문환 키텔 사장

오늘날 사회를 정보사회, 정보화시대라고 자연스럽게 얘기할 정도로 정보화는 이제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그 개념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의견일치를 보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같은 정보화 개념의 불일치 내지는 혼란으로 예기치 못하는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또 이로 인해 요즘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들이 꼬박꼬박 내는 혈세를 낭비함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정보화를 바르게 추진하는 기관이나 학계, 기업, 개인들까지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보화의 개념 정립이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

한 예를 들어보자. 인간은 생존을 위해 음식을 먹는다. 이때 건강을 위해 정작 중요한 음식의 질은 도외시한 채 음식을 담는 그릇이나 밥상을 중요시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즉 음식을 그릇과 동일선상에 놓고 정책을 수립, 집행 지도하는 쪽하고 이를 다르게 구별해서 보는 쪽하고는 엄청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정보화가 뭔가를 각양각색으로 해석거나 몰이해 하는 상황에서 집행함으로써 수많은 시행착오를 비롯해 예산을 낭비하면서 향후 감당하기 어려운 인원충원 등으로 제2, 제3의 부담을 과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정보를 한마디로 쉽게 정의한다면 의사결정 자료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어떤 행동을 할 때 무턱대고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자신이 경험한 여러 식견(자료)을 비교해서 어떻게 하겠다고 선택하여 행동하게 되는데 이때 할용되는 자료들을 정보라 한다.

예컨대 여행을 갈 때 목적지를 정할 경우 설악산, 제주도, 경주를 비교하는 것은 물론 가는 교통편, 소요되는 시간, 숙박시설 등은 어떤지를 순간적으로나마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 이런 결정을 할 때 할용되는 자료가 바로 정보이고 이를 관광정보 좁은 의미로는 여행정보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활동에 할용되는 자료들을 교육정보라 하고, 중소기업이 기업활동을 위해 활용하는 자료들은 중소기업정보가 된다.

또 이처럼 우리의 생활 속에서 의사결정에 필요한 자료들인 정보를 늘 습관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정보화라 한다. 즉 정보를 늘 생활화한다는 것이 정보화라는 의미다.

최근 들어서는 컴퓨터와 통신의 역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SW, HW, DB, SI, 네트워크 등의 도구 내지 수단 자체가 정보화인 양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보화의 개념마저 각양각색으로 표현되며 일반인들은 정보화 실천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따라 연령층이 높은 사람들은 컴퓨터와 이와 관련된 기구들을 모르면 정보화와 거리가 먼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분명 자동차의 편리성이나, 농사짓는 데 기계로 짓는 것의 편리성과 별로 다를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보화에서만은 정보화에 필요한 도구 자체들이 정보화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다.

이는 정부 부처를 비롯해 산하단체 및 공공기관 등의 잘못된 정보화 인식에서 온 탓이다. 이들 기관은 경쟁적으로 정보활용을 생활화하는 정보화보다는 정보화를 위한 도구들을 만들고 조립하는 데 중점을 두고 추진해 왔다. 처음에는 정보화 마인드 확대라는 명분으로 일정부분 필요하겠지만 너무나 오랫동안 재연됨으로써 자원 및 자금의 낭비라는 우를 범해 왔다. 특히 자원 및 자금의 낭비도 문제지만 정보화의 진행과정에서 국민들의 혼란으로 정보화를 지연시키며 제2, 제3의 문제가 속출될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정보화를 위한 모든 정책과 기업활동은 그야말로 실생활을 편해질 수 있는 환경조성에 초점이 맞춰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