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SW산업 육성 지상 좌담회

<참석자>

남궁석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

안병엽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

오해석 숭실대 부총장

<사회>

조인 전자신문 컴퓨터산업부 부장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8일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전자신문사는 SW협회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한국 소프트웨어산업의 과거 성장사를 되집어 보고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해 보기위한 「전문가초청 특별 좌담회」를 7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가졌다.

<편집자 주>

사회:우선 한국SW산업협회의 창립 10주년을 축하합니다.SW협회가 열돌이 됐다는 것은 국내 SW산업이 유아기를 벗어나 이제 청년기에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고부가가치산업인 SW산업은 자원이 부족하고 인력이 우수한 한국특성에 맞는 산업이며,전세계적으로도 산업환경은 인터넷을 토대로 정보화사회로 급속히 이전하면서하드웨어중심에서 SW중심으로 옮겨가고 있어 그만큼 SW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상태입니다.

이에 발맞춰 지난 96년말에는 정부차원에서도 「SW산업육성실천계획」을 발표해,국내 SW산업을 수출주력산업으로 육성하려는 강력한 육성의지 표현한 바 있습니다.하지만 국내 SW산업은 최근의 IMF상황와 겹쳐 현실적으로는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것도 부인할수 없는사실입니다.우선 남궁석 회장께서 한국 SW산업의 10년 발자취를 간략하게 되집어 주시기를바랍니다.

남궁회장:국내 SW산업은 외형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고 정부정책도 많이 달라졌습니다.10년전에는 SW라는 의미조차 불분명했고 업종별로도 카페나 커피숍과 같은 대우를 받았습니다.엄청난 양의 PC통신 월사용료 영수증을 매달 세무서에 신고해야 하는 웃지 못할일도 있었습니다.이제 SW가 하나의 산업으로 대우 받기 시작했고 SW산업육성법도 생기는 등 많이 달라지기는 했습니다.하지만 한국 SW산업은 아직도 형성기에 있다고 봅니다.

사회:올해 국내 SW산업계의 최대 관심은 수출과 유통입니다.특히 지난해부터 국내 SW산업이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점은 매우 특이한 현상입니다.국내 SW산업의 국제화를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요.

안실장:지난해부터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을 중심으로 SW업계의 해외진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해외진출을 위해서는 기술개발 못지않게 해외시장 개척이 중요합니다.따라서 정부는 「해외SW지원센터 설치」,「해외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치할 예정인 해외SW 지원센터는 한국 SW산업의 해외진출 교두보가 될 것입니다.

남궁회장:SW수출은 머리를 빌려주거나 패키지를 만들어 팔거나 SI프로젝트를 구축해주는 사업등 모두 세가지 유형이 있으나 모두 기술력과 언어능력,마케팅능력을 종합적으로 필요로 합니다.삼성SDS의 경우 올해 국제전문가자격증을 획득하고 토익성적도 우수한 3백명을 해외수출했지만 이들 마저 언어장벽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습니다.

오부총장:우리 대학에서도 이같은 언어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공영어 또는 기술영어 교육을확대할 생각이지만 교재구성 등에 있어 방향을 못잡고 있습니다.업계의 현실적인 의견이 있으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사회:벤처기업 1만개를 만들어도 이들 업체가 SW를 팔데가 없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국내 SW유통을 활성화하는 방안은 무었입니까.

안실장:정부는 유통활성화를 위해 사이버마켓 유통망을 구축하고 유통업체 정보화사업에 시설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근본적으로는 수퍼마켓에서 물건을 사듯이 SW를살 수 있도록 정보의 생활화가 이뤄져야 합니다.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컴퓨터의 대학입시과목 채택은 학생들의 컴퓨터사용 명분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또 보통 사람들이 쉽게 쓸수 있는 멀티미디어 디지털TV등 정보단말기도 나와야 합니다.정부는 이런 큰 틀에서 정보생활화 운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입니다.

사회:불법복제는 SW산업 발전의 가장큰 걸림돌로 늘 지적되고 있습니다.불법복제를 막기위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한지,특히 법이나 제도를 강화하는 등 개선할 여지는 없는지요.

안실장:불법복제는 큰 문제입니다.정부는 따라서 단속 등 불법복제를 막기위한 다양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예정입니다.불법복제가 법적으로는 현재 친고죄로 분류돼 있습니다.법개정 문제는 국제적인 추세와 국내현실을 반영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오부총장:SW개발사 스스로도 노력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학교에서도 요즘 국산서적을 복사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이유는 책값을 최대한 낮춰 복사하는 이점을 줄여 버렸기 때문입니다.SW도 굳이 복사해 쓸 필요가 없도록 가격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벤처기업 1만개 육성과 같은 창업지원에만 매달리는 것에 업계의 비판이 적지않습니다.창업 벤처기업들이 빚더미에 앉을 경우 더많은 사회문제를 부를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올바른 벤처육성 방향이 무었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오부총장:우선 창업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1만개 업체가 창업해 이중 5%만 살아남아도 5백개 기업입니다.창업은 늘리고 기술지도,경영지도 등을 통해 성공률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특히 최근 IMF체제에 따라 퇴직한 부모들이 많습니다.이들이 보유한 노하우와자식의 아이디어를 접목한 「부자창업」에 대한 지원도 모색돼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이 처음부터 취직보다 창업에 매진할 수 있는 마인드를 키워주기 위해서는 벤처창업지원센터의 대학내설치가 바람직합니다. 또 대학연구비 지원 중에서 창업과제를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정책도 창업의욕을 북돋우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남궁회장:창업을 누가하든 상관없다고 봅니다.다만 이들이 자율경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특히 서울은 풍부한 인력과 높은 교육수준 등 세계에서도 가장 뛰어난 벤처산업 성장기반을 갖고 있습니다.따라서 이들 벤처기업들이 시설을 공동으로 활용하고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발표,벤처캐피탈의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대규모 벤처타워를 중심으로 「서울소프트밸리」를 구축할 것을 제안합니다.

안실장:국내 투기성자금을 창업지원자금으로 양성화하기 위해서는 세금감면 등의 혜택과 함께투자자금의 유동성을 높여주는 일도 필요합니다.한번 투자한 자금이 그대로 묶여 버리는 것이아니라 단계별로 유통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남궁회장:투자자금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벤처기업이 공개전에라도 지분을 팔 수 있는시장이 마련돼야 합니다.공개여건과 기간을 줄여주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입니다.

사회:2000년(Y2K)문제는 국내 SW 등 IT산업만이 아니라 범국가적으로 해결해야할 당면 과제로 등장했습니다.Y2K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나 민간부문이 해야할 일은 무었입니까 .

남궁회장:최근 영국에서는 총리가 나서 이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하고 있습니다.우리나라는 수년전부터 메인프레임 환경에서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으로 시스템의 전환이 이루어져 선진국보다는 충격이 덜 한 편입니다.문제는 정부와 금융기관입니다.

안실장:정보통신부는 지난해부터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적극적으로 대응해오고 있습니다.국방부,철도청과 같은 일부 부처에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걱정스러운정도는 아닙니다.최근에는 교환기,공작기계등 비전산분야와 중소기업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사회:인력수출이 고용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반대로 문제점도 많이 지적되고 있습니다.확실한 고용계약이 없이 해외에 나갈 경우 뜩하지 않은 곤란을 겪을수도 있고 코볼인력 수출은 훗날 국내산업의 Y2K문제 대응을 어렵게 할지도 모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안실장:인력수출은 한국 SW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인력을 파견해야 합니다.다만 엉터리 브로커가 중간에 개입,엉뚱한 피해를 입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이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SW협회 등을 중심으로 창구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Y2K 전문인력 수급문제는 국내 SI 업체들의 구조조정에 따라 상당한 인력이남아돌아 큰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사회:SW 및 정보통신관련 기관 및 단체들의 난립에 대한 업계의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최근 정부기능의 개편작업에 이어 산하기관에 대해서도 통폐합을 포함해 기능을 조정할 필요성은 없는지요.

남궁회장:대형 SI업체의 경우 회비를 지불하는 단체만해도 30여개에 이르고 있습니다.한마디로 『인디안보다 추장이 많다』는 우스개소리도 있습니다.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는 없겠지만 정말 필요한 몇 개 기관만 선정,집중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자연스레 기능이 조정되도록 정책을 펼 필요는 있습니다.

안실장:정부가 나서서 민간자율 단체까지 기능조정할 수는 없습니다.하지만 앞으로 저성장시대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업계 스스로가 부담을 줄임으로써 단체들이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으로 봅니다.정통부 역시 산하기관의 정비작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회:오랜 시간동안 좋은 의견을 많이 제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끝으로 SW산업 발전을위해 다른 좋은 의견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오부총장:외국업체들이 국산 SW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국내외 SW를 총망라한 SW도서관을 만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남궁회장:그동안 우리나라의 정보화는 「산업의 정보화」 수준에서 진행돼 왔습니다.이제는 「정보의 산업화」를 추진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즉,SW산업 육성에 보다 적극적인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정리=이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