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롬 드라이브, 연내 CD롬 대체 힘들듯

차세대 기억매체로 크게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롬 드라이브가 당초 기대와는 달리 판매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올해 CD롬드라이브를 대체하기 힘들 전망이다.

이는 지속적인 환율급등으로 칩을 비롯한 핵심부품가의 인상으로 DVD롬 드라이브의 가격이대폭 올라 수요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데다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올해부터 보급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 DVD롬타이틀 개발이 여전히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어 DVD롬 드라이브 공급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때문이다.여기에다 가격부담을 느낀 PC제조업체들이 자사 PC제품에 DVD롬 드라이브의 채택을 꺼리고 있는 것도 DVD롬 제품의 대중화를지연시키는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DVD 롬 드라이브를 공급하고 있는 주요 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이들 업체는 국내의 대표적인 DVD롬 드라이브 공급업체로 지난해 2배속제품을 잇따라 개발, 당초 예정보다 4개월가량 늦은 이달초부터 내수시장 공급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그러나 2배속 DVD롬 드라이브의 소비자가격이 30만원선으로 CD롬 제품에 비해 3배가량 가격이 비싸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DVD롬 드라이브 칩 등 주요 부품가가환율급등으로 크게 오르면서 DVD롬 제품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50% 가량 인상돼 가격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DVD롬 제품의 구입을 꺼리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DVD롬 드라이브를 구동시키는데 필수제품인 DVD보드의 가격도 30만원선을 호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도 『이같은 DVD롬 드라이브의 고가로 인해 단품판매는 가급적 자제하고 있으며 자사 일부 고가형 데스크톱 및 노트북PC 모델에만 국한해 탑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당초 한차원 높은 멀티미디어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DVD롬 드라이브의 구매를 희망했던 소비자들도 최근들어 실용적이면서 저가품목인 CD롬 제품으로 선회하고있어 DVD롬 제품 수요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중론이다. DVD롬 드라이브의 국내 시장상황이 이처럼 악화되자 올해 DVD롬 제품의 시장규모는 1백35만대로 예상되는 CD롬 드라이브수요의 7%가량인 10만대 가량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 전문자들은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를 맞이하고 있는 국내 DVD시장의경우 소비자들이 고가보다는 저가제품을 선호하고 있어 DVD롬 드라이브가 CD롬 제품을 본격적으로 대체하는 시점은 당초 예상보다 1년가량 늦은 내년말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