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대정공 박정인 사장

『수요업체들의 투자 마인드가 극도로 위축되고, 내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수출을 강화해야 할 시점에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고 해외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기계를 개발, 출시함으로써 국내 공작기계 산업에 활기를 불어 넣는 한편 투자 마인드 제고를 유도해 매출 증대효과 및 고객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을 계획입니다.』

IMF 여파 등으로 공작기계 업체들이 극심한 판매부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박정인 현대정공 사장은 첨단 컴퓨터 수치제어(CNC) 선반과 머시닝센터 등 14개 기종의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는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올해를 공작기계 사업 도약의 해로 삼기 위해 「JUMP 98」이라는 슬로건 하에 8일 울산공장에서 대규모 신제품 발표회 및 기술 세미나를 개최하는 박 사장을 만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이번에 출시하는 신제품들의 특징은.

생산성의 비약적인 향상을 위해 고속이면서도 고정밀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초정밀 조립기술과 가공기술의 노하우를 집약시킨 것이 공통적인 특징이다. 또한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복합 고기능 장비에서부터 기능성 위주의 저가 장비에 이르기까지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것이다.

-국내외 마케팅 전략은.

국내 절삭가공업체들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진국 수준의 절삭 가공 환경을 서둘러 조성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한편 현대정공 공작기계의 높은 생산성과 경제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신속한 서비스로 고객들의 신뢰감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또한 해외 시장의 경우 수출 기종의 다양화를 통해 딜러들이 고객에게 다양한 솔루션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복합 가공기를 선호하는 추세를 보이므로 지역별 특성을 감안한 수출 전략형 제품들을 꾸준히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남미, 중국, 서남아시아 등 신규시장에 대한 공략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핵심 부품 국산화 계획은.

공작기계의 핵심 구성요소인 CNC장치의 기술적 흐름이 PC-NC화하고 있는데 이미 하이트롤 킹 시리즈를 국산화해 공작기계에 적용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대화형 프로그램을 기초로 조작이 더욱 쉽고 프로그램 저장능력이 배가된 새 CNC 장치와 응용 소프트웨어를 곧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마북리 연구소와 독일 연구소의 연구진을 총동원해 CNC 장치를 비롯한 핵심 부품의 국산화에 매출액의 약 4.5%인 1백억원 정도를 매년 투자할 생각이다.

-수입선 다변화 제도 해제에 따른 업계 대응방안은.

궁극적으로 국산 공작기계의 품질과 성능을 향상시켜 맞대응하는 수 밖에 없다. 다만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각고의 원가절감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현대정공은 이를 위해 업체간 부품 표준화 및 공용화를 통한 공동 대체를 이미 경쟁사에 제안한 바 있다. 또한 내수시장을 지키는 것과 함께 해외시장에 대한 공략을 더욱 강화해 비중을 높여 나가는 것도 수입선 다변화 제도 해제에 따른 충격을 줄이는 한 방법이다.

<울산=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