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수입업체들의 미국 피커사 국내 총판권 획득 경쟁이 치열하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GE, 독일의 지멘스, 일본의 도시바, 네덜란드의 필립스와 함께 전자의료기기 부문 세계 5대 업체인 미국 피커사의 국내 총판권을 획득하기 위해 대웅메디칼, 동진인터내셔날, 해동기기 등 6∼7개 업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는 여러 업체가 경합중임에도 불구하고 유저인 의사들에게 자사가 피커사의 총판권을 획득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선정결과에 따라 파문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의료기기 수입업체들이 피커사의 국내 총판권을 획득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는 것은 그동안 피커사의 국내 총판권을 갖고 있던 바텍사가 부도 처리됨에 따라 한국내 영업에 공백이 생긴 데다 지난 2월 피커사가 1백% 출자해 설립한 피커코리아(지사장 유근혁)가 직접영업에 나서지 않고 사후관리만 맡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또한 전산화 단층촬영장치(CT),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 감마카메라 등 각종 첨단 전자의료기기를 생산하는 피커사의 세계시장 경쟁력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시장의 점유율은 낮기 때문에 마케팅만 잘하면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신, 증축 병원 대상의 턴키베이스로 의료기기를 납품해 오면서 CT, MRI, 초음파 영상진단기 등 고가 전자의료기기 라인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던 대웅메디칼은 지난해부터 피커사에 관심을 보여왔으며 경쟁사들보다 비교적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최근 피커사측과 수차례 접촉, 일단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피커사의 총판권을 갖고 있던 바텍사의 서울, 경기지역 대리점이었던 동진인터내셔날은 그동안 피커사 제품을 판매해 오면서 쌓은 노하우를 앞세워 피커와 직접 접촉하고 있는데 CT와 MRI를 5∼6대 판매한 영업력을 인정받고 있는 상태다.
해동기기도 피커사와 만남을 갖고 국내 총판권을 갖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으며 피커측도 비교적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세계 5대 전자의료기기 업체면서도 CT와 MRI가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약했던 필립스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피커사의 국내 대리점권을 노리고 있고 S사, I사 등이 다양한 경로로 피커사와 접촉을 벌였으나 피커측은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 피커코리아의 유근혁 지사장은 『올해는 IMF 여파 등으로 고가 전자의료기기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기존 판매한 제품의 서비스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이들 업체가 피커사의 총판권을 원할 경우 본사와 협의, 독점 계약 대신 2∼3개 업체에 한시적으로 영업권을 주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 판매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1, 2년 후에는 피커가 한국시장을 직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