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들이 환율상승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인상으로 올해 내놓는 일부 신제품의 소비자가격을 종전보다 소폭 올리기로 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환율상승 등 제조원가 부담에 시달려온 가전업체들은 기존제품의 경우 환율상승 이전에 원자재를 구입, 가격인상을 피할 수 있었으나 올들어 새로 선보이고 있는 일부 신제품의 경우 환율상승분을 불가피하게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손익구조가 취약한 컬러TV와 청소기 2개 품목 일부 모델 가격을 종전보다 6∼8% 올려 책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초에 신제품 CT-307AD를 29인치급 주력모델로 내놓으면서 기존 주력모델보다 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5만원 정도 비싼 1백59만8천원으로 책정한 데 이어 이달에 내놓을 신제품 7개 모델에 대해서도 동급 기존 제품에 비해 모델별로 6~8% 정도 오른 가격을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또 6월말까지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TV의 각 모델 80%를 신제품으로 대체하면서 전반적인 가격을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오는 15일 29인치급 주력모델로 CN-29K1D 등 3개 모델 출시를 시작으로 잇따라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인데 CN-29K1D를 기존 주력 모델보다 5만1천원 오른 1백59만9천원으로 확정해놓고 있다.
이 회사는 5월에 현재 판매되고 있는 TV 모델의 60%를 신제품으로 교환하고 6월 20%를 추가로 바꿔 80%를 신제품으로 교체할 계획인데 가격책정은 기존제품보다 모델별로 ~8% 정도 오른 선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까지 컬러TV 전 모델을 신제품으로 바꾸기로 한 대우전자도 신제품 가격책정에서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인상 요인을 최대한 반영하기로 하고 적정 인상폭을 검토중이며 아남전자는 이미 지난 3월에 TV 전 모델에 10% 안팎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청소기의 경우에는 다른 업체에 비해 10~20% 가격이 싼 대우전자가 오는 5월부터 선보이는 청소기 새 모델에 대해 10% 정도 가격인상을 추진하고 있으며 LG전자와 삼성전자도 청소기의 모델 교체에 맞춰 적정 가격인상폭에 대한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엄청난 가격인상 요인이 있으나 IMF 한파로 소비자들의 가격인상에 대한 저항이 적지 않다고 보고 원자재가격 인상으로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일부 주력제품을 제외하고는 가격인상에 따른 소비자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품 기능과 상관없는 원자재에 대해서는 저렴한 소재를 채용하는 한편 IMF형 제품개발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