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 이사
썬의 솔라리스(Solaris)운용체계는 얼마전까지 엔터프라이즈(특히 데이터베이스) 서버시장에서 HP와 DEC, IBM과 주로 경쟁을 해 왔지 윈도NT는 경쟁 상대로 생각지 않아 왔다. 그러나 이제는 시장에서 종종 경쟁 상대로 만나고 있음이 사실이다.
썬은 유일하게 윈도NT와 별관계 없이 유닉스를 일관되게 추구하는 업체로, 데스크탑 분야에서 썬과 MS는 완전히 다른 전략을 갖고 있다. 썬은 씬(thin) 클라이언트 모델 즉 웹과 자바(Java)를, MS는 그간 자바와 웹에 대한 무수한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윈도 중심의 팻(fat) 클라이언트 PC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97년 여름에 발표된 썬의 솔라리스는 32비트 및 64비트 스팍(SPARC(tm))CPU와 인텔x86칩 상에서 실행되며, 64비트 솔라리스 아키텍처는 32비트보다 40억배 이상의 데이터 공간을 제공한다.
현재의 윈도NT버전은 엄격하게 따지면 32비트 운용체계로 DEC의 알파NT포트가 최초로 6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하지만, 64비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스탠디시 조사자료는 지적하고 있다.
과거 LAN과 WAN, PC와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등의 대결구도는 오늘날 의미가 없다. 오히려 이러한 차이를 부각시키는 것은 사용환경의 특이성과 욕구의 차이를 무시하고 자사의 이익으로만 몰아가서 전산환경을 무리하게 단일화 시키겠다는 의도에 다를 바 없다. 이제는 인트라넷에서 인터넷으로, 그리고 엑스트라넷으로 진화하면서 보다 많은 네트워크환경에서의 각종 객체와 공존하면서 자유롭게 상호 운영되는 것이 중요한 때이다.
이러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서버는 보다 신뢰성 있고 보안이 보장되면서 필요시 성능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탠디시 그룹의 조사자료를 인용하면, 솔라리스 2.6의 신뢰성은 파일 시스템 복구 및 파일 잠금 등과 같은 신뢰성 관련 특성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고, 보안 능력에서도 PAM(Plug-In Authentication Module)과 GSS-API 등과 같은 여러가지 보안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NT 4.0은 일반적인 보호 결함과 메모리 누출 문제 때문에 NT 시스템을 정기적으로 재부팅 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사용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등 신뢰성 부문에서 높게 평가하기는 어려우며, 전자상거래 애플리케이션 등 강력한 보안을 필요로 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야 하는 사용자들은 NT사용이 불편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미래가 여기에 있다. 전산을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가 경쟁력 사활의 요소라고 보고 네트워크 컴퓨팅환경에 본격 적용키 위해서는 강력하고, 세련된 대형서버와 씬 클라이언트가 불가피하다. NT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는 있으나 대규모 기업환경을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서버 운용체계로 이용되기에는 많은 미비점을 가진 것으로 사용자들은 증언한다. 또 많은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NT를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MS가 제공하는 제품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한계로 인해 공급업체나 최종사용업체 모두가 차별화의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유닉스 업체들에서 조차 NT에 대한 동시지원정책으로 인해 제품간 전략에 다소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고 뚜렷한 제품전략을 가지고 있는지조차 의심케 하고 있다.
썬은 유닉스에 집중함으로써 훨씬 일관된 제품전략을 유지하면서도 메인프레임의 MVS, 다른 유닉스를 비롯하여 노벨, 매킨토시 및 윈도, 윈도NT와의 상호운용을 가능케 함으로써 공존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전략을 꾀하고 있다.
썬은 그동안 네트워크 컴퓨팅을 주도하면서 축적한 다양한 기술(예컨데 SunLink)을 솔라리스에 함께 공급함으로써 최대한의 편리성을 부여하고자 노력하고 이를 사용자가 인터넷 또는 인트라넷은 물론 급속히 다가오는 엑스트라넷에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윈도NT냐 유닉스냐의 논쟁은 이제 MS표준(DCOM/ActiveX) 대 오픈표준(Java/CORBA)의 대결로 변해갈 것이다. 요컨데 유닉스냐 NT냐, 분산이냐 집중이냐가 문제 된다기 보다는 전산자원을 요구사항에 적절히 맞추어 나가고 (Right sizing), 각 자원간의 기능을 얼마나 잘 분배할 것인가 (partitioning)가 더 중요한 것이다. 유닉스는 네트워크컴퓨팅환경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신뢰할만하며 고성능을 보장하면서도 개방형 시스템에 근거하였기 때문에 절대다수의 전산실무자들에 의해 채택되고 있다.
네트워크컴퓨팅에 중요한 기술로 개발되어 이용되고 있는 자바기술도 이러한 썬의 정책을 잘 설명하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러한 네트워크컴퓨팅에서 운용체계가 어떤 것이냐 하는 것은 일반인이 상상하듯이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것이 유닉스이든 윈도NT이든, 메인프레임의 MVS든 도스이든 그 자체는 전혀 무의미한 것이다. 핵심은 얼마나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적절히 해결하며 네트워킹을 통해 다른 시스템과 협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과거에는 네트워크라고 하면 기업내 사용자간 통신 또는 기껏해야 기업과 고객간 통신에 국한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개별기업과 고객은 물론 협력업체, 납품업체 그리고 전세계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연결되어 필요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한다.
특히 이제는 네트워크 구성요소는 단순한 컴퓨터에 국한되지 않는다. 케이블TV와 위성방송, 디지털TV를 포함하는 각종 뉴미디어, PDA와 웹비디오폰, 인터넷TV 등을 포함하는 정보가전, 자동차용 컴퓨터, 스마트카드와 사람에게 부착하는 각종 초소형 컴퓨터 등 단순한 사무자동화를 넘어서는 데에까지 이르고 있으며, 이것은 단순한 PC용 윈도를 확장해서는 성취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네트워크컴퓨팅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개별 사용자가 자신의 욕구에 맞추어 사용하는 다양한 운용체계들 상호간에 서로 협력할 수 있는 API가 더욱 중요한 것이 된다. 솔라리스도 다른 운용체계와 마찬가지로 NT통합, NT와의 공존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