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변성기(FBT)용 콘덴서업체들은 최근 세트업체들이 국산 제품 채택에 따라 수요가 늘어 생산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제품공급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채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극광전기, 성문정밀, 고려전기 등 FBT용 콘덴서 생산업체들은 지난해까지 외산제품에 밀려 공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으나 최근 원화하락에 따른 활발한 수입대체와 제품 기술력 확보로 이 업체들의 FBT용 콘덴서 공급량이 월간 35만개 가량 늘어 월 2백10만개로 추정되는 국내 시장에서 국산제품 시장점유율이 15%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업체별로 제품공급 확대를 위해 생산 설비를 증설하거나 공급선 확대를 위한 제품승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생산 및 영업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극광전기(대표 장기수)는 현재 아산공장의 생산라인을 전면 가동, 지난해보다 10% 상승한 월간 1백10만개의 FBT용 콘덴서를 생산, 공급하고 있다. 월 45만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성문정밀(대표 신동오)은 6월까지 생산설비를 늘려 월 60만개를 생산할 계획이며, 지난달부터 월 5만개씩 국내 시장 공급을 시작한 고려전기(대표 김충묵)는 현재 관련업체들의 제품 승인을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해 하반기부터는 월 30만개 제품공급을 목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생산량 증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까지 개당 80센트선에 거래되던 FBT용 콘덴서 가격이 최근 40센트선까지 떨어져 업체들의 수익성은 격감하고 있다. 이같은 공급가 하락은 국내업체들과 수입업체들 사이의 시장확보를 위한 가격경쟁과 FBT생산업체들의 가격인하요구가 겹쳐진 것에 따른 것이다. 국내업체들은 급격한 가격인하에도 불구 수입대체에 따른 공급량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어서 당분간은 치열한 가격경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제품공급 자체가 안 돼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공급량은 늘어나는 반면 업체간 경쟁심화에 따른 공급가 하락이 또다른 난제로 등장했다』고 밝히고 『이와 함께 모니터 수출가 하락으로 모니터 생산업체들의 관련부품업체들에 대한 공급가 인하요구가 거세진 것도 FBT용 콘덴서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