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적 회로의 집합체에 불과한 컴퓨터는 오퍼레이팅시스템(OS)이라는 기본 소프트웨어(운용체계)에 의해 작동한다. OS는 컴퓨터 주변기기 간의 데이터 전송이나 자료복사, 삭제는 물론 하드웨어 사용 및 시스템 설정과 관련된 모든 동작들을 제어한다.
1951년, 최초의 상업용 컴퓨터인 애니악이 등장한 이래 OS는 사용목적이나 분야가 어떠하든간에 각종 애플리케이션과 시스템을 연결해주는 본연의 기능을 수행해왔다. 이후 1972년 벨연구소의 데니스 리치가 배우기 쉬우면서도 시스템 프로그래밍을 용이하게 하는 C언어를 개발하고 이듬해부터 유닉스를 C로 개작하는 작업이 이뤄져 OS도 하드웨어 브랜드별로 다양한 종류가 등장했다.
그리고 1981년에는 IBM이 IBM PC를 개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도스(DOS)를 개발해 PC시장을 장악한 것을 계기로 지난 15년 동안 도스는 전세계 컴퓨터의 OS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도스는 세계에서 판매되는 PC의 기본 소프트웨어로 사용돼왔으며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를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업체로 성장케 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후 도스는 윈도3.1, 윈도95 등으로 성능을 개선하면서 컴퓨터 사용자들이 좀더 쉽게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그래픽 위주의 기능을 추가했지만 이들 윈도 운용체계의 기저에는 여전히 많은 부분을 도스가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PC의 기본 소프트웨어로 15년간 군림해온 도스도 오는 2000년 이후에는 영원히 세상에서 사라질 운명을 맞았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지난달 30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윈도국제회의(WinHEC)에서 『앞으로 개발되는 운용체계에 더이상 도스를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올 여름 발표될 새 운용체계 「윈도98」이 도스의 유산을 이어받은 마지막 운용체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윈도98 이후 2000년에 발표될 새로운 운용체계에는 도스가 더이상 포함되지 않게 됐다.
도스의 사망은 개인용 컴퓨터의 1세대 운용체계가 마감되고 21세기 혁신적인 새 프로그램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컴퓨터 사용자는 새로운 OS를 습득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다시 한번 겪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