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 베이스밴드 칩 시장 "퀄컴 독주" 막내린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용 베이스밴드 칩 시장의 퀄컴 독주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토롤러가 자사 단말기에 자체 개발한 CDMA 베이스밴드 칩을 적용한데 이어 미국의 주문형반도체(ASIC) 전문업체인 LSI로직은 최근 원칩화한 CDMA 베이스밴드 칩을 발표하고 내년 초부터 한국 업체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에서는 LG정보통신,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CDMA 칩 개발에 관련된 국책 과제를 수행, 올 하반기부터 자체 칩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퀄컴사 독주로 빚어졌던 단말기 사업 수익악화는 물론 CDMA시장 확대 지연 등의 문제점도 적지않게 개선될 전망이다.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LG정보통신은 미국 샌디에고 현지 연구법인인 LG인포컴이 CDMA단말기용 MSM(Mobile Station Modem) 칩을 개발하고 있는데 올 상반기에 자체 개발을 마치고 하반기부터는 자체 개발한 단말기에 적용할 계획이다.

LG정보통신은 이 칩이 기존 제품보다 전력소모량을 30% 가량 줄였으며 가격도 수입품에 비해 40% 정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CDMA 단말기 RF단에 사용되는 BBA(Base Band Analog) 칩과 기지국에 사용되는 CSM(Cell Site Modem) 칩도 상반기에 개발 완료, 미 퀄컴사에 대한 기술의존도를 낮춘다는 방침이다.

현대전자는 미국의 휴대폰 R&D센터에서 MSM, BBA칩을 개발중인데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는 국내 제품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통신부문과 반도체부문이 공동으로 제품개발을 진행, 내년부터는 자체 단말기에 이들 칩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환율상승에 따라 칩 가격도 동반 상승, 단말기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라며 『단말기 가격의 40∼50%를 차지하고 있는 이 칩을 국산화하지 않을 경우 단말기 사업은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LSI로직은 기존 시장 제품이 베이스밴드 칩과 혼성신호처리 칩 등 두 종류로 구성된 것을 하나의 칩으로 개발한 CDMA 칩 아키텍처를 발표하고 내년부터 국내 업체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은 전력소비량을 최대 38%까지 줄였으며 통화품질 최적화 보코더(EVRC) 기능도 함께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미국 모토롤러는 최근 자사가 선보이고 있는 CDMA단말기에 자체 칩 솔루션을 적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의 정갑근 상무는 『현재까지 국내 업체들의 요청이 없어 아직 국내 공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의 공급 요청이 있을 경우 이른 시일 안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가 CDMA 베이스밴드 칩 제조를 위해서는 퀄컴사와 개별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데 협상 여부에 따라 적용범위가 자사 단말기에만 한정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