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유럽지역에 판매되는 TV와 VCR에 대한 에너지절약프로그램을 마련, 오는 2000년 1월부터 본격 시행키로 함에 따라 국내 가전업계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EU집행위원회는 16일 한국의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세계 16개 가전업체들과 리모컨을 사용하는 TV 및 VCR의 경우 대기상태에서 전력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만 유럽 현지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정식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에 EU집행위와 합의한 16개 TV 및 VCR생산업체들은 오는 2000년 1월부터 전력사용량이 평균 6W를 초과하지 않고 대기상태에서도 10W를 초과하지 않는 제품만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EU집행위와 합의한 16개 업체는 일본 소니 등 세계 유수업체들로 EU집행위가 전세계 가전업체들을 대상으로 합의를 도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상징적으로 선택한 업체들』이라며 『따라서 이번에 16개 업체와 합의한 내용은 16개 업체뿐 아니라 유럽에 TV 및 VCR를 판매하고 있는 전세계 가전업체들에 동등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EU집행위의 이같은 에너지절약프로그램은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억제하고 자원절약 및 지구온난화방지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유럽지역에 이들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가전업체들에는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 유럽에 대량으로 TV 및 VCR를 공급하고 있는 국내 가전업체들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EU집행위와 합의한 업체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일본 아이와, 히타치, 미쓰비시, 파나소닉, 파이어니어, 산요, 사프, 소니, 도시바, JVC와 유럽의 필립스, 그룬디히, 톰슨, 뢰베, 방&올프슨 등이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