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구제금융시대를 맞아 실직사태가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다음달부터는 대기업들의 감원이 본격화하면서 올해말까지 2백만명에 육박하는 실직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은 대량 실직으로 인한 사회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취업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 이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실직자 당사자들의 의식구조 변화다. 즉 실직자들이 재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눈높이를 낮추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많은 실직자들이 직장을 그만둔 후 『나도 한번 사장을 해보겠다』는 막연한 오기로 창업을 꿈꾸지만 대부분 높은 벽을 절감하며 물러나 앉기 일쑤다. 전문가들은 창업과정에서 좌절을 맛보기보다는 차라리 현실을 인정하고 일정 기간 재교육을 받아 취업을 하는 편이 낫다고 권유한다.
전반적으로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요즘 우리 사회 현실이지만 눈높이를 낮출 경우 일자리는 아직도 충분하다는 지적도 있다. 예컨대 인력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각한 정보통신분야는 아직도 재취업을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웹, 네트워크 등 일부 분야에서는 아직도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실직자들이 재취업을 꺼리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재취업은 전 직종과는 상관없는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좌절감 등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
또 많은 실직자가 사무직인 데 비해 구인직종은 대부분 기능직인 것과 여기에 전 직장에 비해 급여가 다소 처진다는 점도 주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퇴직자들이 재취업을 기피하는 이유는 대개 막연하다. 막상 재취업 교육에 참가한 상당수의 퇴직자들은 막연한 열등감보다는 새로운 기술을 배운다는 점에서 의욕이 앞선다고 토로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에서 운영하는 재취업프로그램 「인터넷 전문강사과정」를 이수한 K씨의 경우 『퇴직 후 막상 사업을 하려 하니까 자금부족은 물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재취업프로그램을 이수한 이후 자신감과 의욕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시장전망이 매우 밝은 정보통신 분야의 새로운 기술을 배워 재취업은 물론 향후 창업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현대정보기술과 같이 노동부 지정 교육기관으로 직업전환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기관은 여러 군데다. 한국 능률협회, 한국표준협회, 한국생산성본부 등도 정보통신분야 재취업과정을 개설했으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재취업 교육프로그램을 마련,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교육을 마치면 취업도 알선해주고 있다.
서울대 공대의 경우 재취업과 관련한 강의를 무료로 청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학에서도 취업을 돕는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신문이나 PC통신 등을 찾으면 구인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재취업을 위해서는 퇴직자들의 열의가 있어야 한다.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취업이 가능할 리가 없다고 미리 포기하는 것도 재취업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퇴직자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취업 희망자 스스로 냉철한 평가와 자기 반성을 할 때만이 재취업은 물론 그 분야에서의 성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