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소프트웨어시장에 대한 외국 업체와 대기업들의 파상적인 시장 공략으로 인해 국내 중소전문업체들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최근 SAP코리아를 비롯한 외국계 ERP업체들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대기업 일변도에서 탈피해 중견기업에 대한 영업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있으며,LG-EDS등 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SI)업체들도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그룹웨어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견 및 중소기업에 대한 영업에 의존해온 한국기업전산원,영림원,한국하이네트 등 전사적자원관리(ERP)전문업체와 핸디소프트,나눔기술등 그룹웨어 전문업체들은 시장 위축에 따른 판매난과함께 높은 브랜드 지명도와 풍부한 자금력을 확보한 외국업체와 대기업을 맞서야 하는 상황에내몰리고 있다.
특히 이들 전문업체는 전반적으로 시장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업체와 대기업들이 시장선점을 위해 저가입찰을 비롯한 무차별적인 시장공세를 펼칠 경우 앞으로 사업의 전개 자체가 힘들어지는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SAP코리아,한국오라클,한국SSA,한국바안 등 외국계 ERP업체들은 최근 윈도NT 운영체계에 기반한 ERP시스템과 같이 중견기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저가형 시스템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중견기업의 경영층을 대상으로 제품 홍보와 수주 활동에 본격 나섰다.
LG-EDS,삼성SDS,현대정보기술,대우정보시스템,쌍용정보통신 등 대기업계열 SI업체들도 최근 대기업 및 공공 프로젝트의 감소 등 SI시장 환경이 나빠지자 사업다각화를 위해 중소기업 중심의 그룹웨어패키지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SI업체들은 전자우편,전자문서등 그룹웨어의 기본 기능에다 웹 환경 지원과 인트라넷 통합 기능과 같은 차별화한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전문업체의 제품들과 차별화해 시장을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일부 외국업체와 SI업체는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초기 진입 단계에 시스템 공급가격을 전문업체들의 가격수준에 맞춘 저가 공급을 불사할 방침도 내비쳐 전문업체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한 ERP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만까지만 해도 전문업체들끼리 경쟁할 만한 규모의 입찰에 외국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공급가격도 우리와 비슷하거나 심지어 낮은 경우도 있어 수주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이같은 사정은 ERP시장에 비해 침체된 그룹웨어시장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외국업체와 대기업의 공세가 거세어지자 전문업체들은 틈새 시장을 발굴하고 신규 사업을 모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