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SIMTOS 98] 최신 기술동향

공작기계 관련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얼마만큼 빨리 가공하느냐에 따라 생산성이 좌우되고, 어느 정도 정밀하게 공작물을 가공하느냐에 따라 산업의 경쟁력이 좌우되는 것을 감안하면 공작기계의 기술동향은 한 나라의 경쟁력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세계는 물론 국내 업계가 공통점을 보이고 있는 기술적 흐름은 크게 △PC-NC화의 급진전 △다기능 복합화 제품의 부각 △고속, 고정도화 등이다. 국내 업계의 기술동향을 업체별 사례를 통해 점검해 본다. <편집자>

우선 차세대 수치제어(NC)장치로 각광받고 있는 PC-NC(Personal Computer based Numerical Control) 장치는 공작기계의 핵심부품인 NC장치의 장점과 PC의 장점을 결합한 것으로 크게 세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일반 PC의 확장슬롯에 NC기능을 갖는 보조기판을 삽입해 개발한 형태다. NC 내장형 PC(PC-Based NC)라 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사무실용으로 개발한 PC를 산업용 CNC장치로 기능을 갖게 했지만 공장 등 열악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뢰성이 확보됐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이 제품은 시스템의 안정성이 떨어져 공작기계에는 아직 사용하지 않고 있으나 작업환경이 비교적 깨끗한 간이 메카트로닉스 제품의 조립 셀과 반도체 제조장치, 칩 마운터 등의 제어, 물류, 반송 장치에서 기기간 제어, 자동화식품 가공라인 제어 등에서는 시험중이다. 또 일부 국내외 업체에서 저가 공작기계에 적용해 오프라인(Off-line)으로 사용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안정적인 단계로 보기에는 미흡하다.

둘째, 기존 CNC장치에 PC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위해 PC전용 하드웨어를 추가한 시스템이다. PC 내장형 CNC(PC-Embedded CNC)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선진국 컨트롤러 업체들이 채택한 기술적 접근 방법으로 고도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개방형 소프트웨어 구조를 갖는다. MMI(Man Machine Interface) 부분만을 일반 PC로 사용하기 때문에 기계 혹은 생산현장과 사무실간에 필요한 통신 및 생산문서 처리, 자동화시스템과의 연결을 쉽게 한다. 또 조작자들에게 PC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조작이 쉽다. 기계제어에 관련된 모든 기능을 NC단위에서 종합적으로 제어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제어계의 이상으로 비상상황이 발생해도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셋째, 일반 PC상에서 소프트웨어만으로 NC기능과 MMI기능을 구현한 형태의 소프트웨어 PC-NC가 있다. 전술한 형태의 PC-NC는 NC의 실시간 제어를 NC보드 또는 NC단위로 처리했으나 이 형태는 상용 실시간 다중처리 OS를 사용해 MMC(Man Machine Communication), NCK(Numerical Control Kernel), PLC 등의 운용 소프트웨어를 PC상에서 구현하므로 하드웨어 개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종래의 CNC자원을 사용할 수 없어 PC용 제어 소프트웨어를 새로 개발해야 하는 단점이 있으며 상용 PC를 하드웨어로 사용함에 따라 신뢰성 보강을 위해 특수하게 설계해야 하는 등 문제점이 있어 상품화된 제품은 없는 실정이다.

PC-NC는 통신기능이 내장돼 있어 기계상태의 이상 유무를 원격으로 감시, 진단, 처방할 수 있는 공작기계용 원격진단시스템과도 연결이 가능, 효율적인 가공 프로그램 관리 및 기계간 프로그램 공유도 가능하고 PC에서 실행되는 생산일정관리, 생산량관리, 공구관리, 품질관리 등 각종 응용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생산관리 전산화를 실현할 수 있다.

개방형 PC-NC시스템은 기능적인 측면에서 고기능 복합형 CNC공작기계를 비롯해 전용기, 로봇 등에 적용이 가능하고 특히 유연생산시스템(FMS), 컴퓨터 통합생산(CIM) 등 공장 및 생산관리 자동화시스템과 손쉽게 접목할 수 있다. 또 대화형 시스템 적용으로 가공 숙련공이 불필요하며 이로 인한 작업 준비시간 단축 및 유연성으로 생산성 향상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 또 셀 및 상위 레벨과의 통신이 자유롭기 때문에 향후 공장 자동화를 위한 네트워크 구성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작기계는 앞으로 고기능, 다기능을 갖춘 경제형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에 여기에 채택될 NC장치로는 PC를 채용한 개방형 PC-NC가 될 가능성이 높다. PC를 이용한 개방형 NC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저가화 가능하고 유지보수 비용의 절감효과, 고유 혹은 제3자의 소프트웨어 이식이 가능해 다기능화, 고성능화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회에 PC-NC를 개발, 출품하는 업체는 터보테크, 한국산전, 현대정공, 통일중공업 등이고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한국화낙 등도 자사의 공작기계에 PC-NC 장치를 부착한 제품을 다수 선보일 계획이며 점차 적용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대우중공업, 현대정공, 두산기계, 화천기계, 통일중공업, 기아중공업, 삼성항공, 남부기계 등 대다수의 공작기계 업체들은 선반이나 머시닝센터 등 고유기능뿐 아니라 턴밀기능이 있는 선반이나 태핑기능이 있는 머시닝센터 등 한 대의 기계로 두 대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다기능 복합화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다기능 복합화 제품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기존 제품보다 약간 비싼 금액으로 기계 2대 이상을 구입한 효과가 있 데다 한 기계에서 처킹과 가공까지 다 할 수 있어 가공 정밀도와 생산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간 불황이 지속, 수요자들이 양적 투자를 지양하고 기존 라인을 합리화하거나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어 공작기계 업체들도 이같은 추세를 신제품 개발시 반영할 수 밖에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밀링기능이 있는 CNC선반과 이지 탭핑 기능이 있는 머시닝센터를 3년 전부터 판매하고 있는 대우중공업은 턴밀기능이 있는 CNC선반(모델명 PUMA200MSA) 등 3, 4개의 복합화 선반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CNC선반의 경우 2스핀들과 버티컬선반을 제외한 모든 기종을 모듈화함으로써 소비자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복합기능을 내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특히 이 회사는 선반이면서도 머시닝센터와 같이 자동공구교환장치(ATC)를 장착한 차세대 공작기계 시제품을 개발중에 있는 등 다기능 복합화 공작기계를 기본 사양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정공은 C축을 장착, 턴밀기능을 부가한 CNC선반(모델명 HIT-20M)을 개발한 데 이어 서보와 스핀들을 장착해 기계 한 대로 두 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6인치, 8인치 선반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2000년까지 수직형과 수평형을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는 머시닝센터와 ATC를 장착한 선반 등 구조적 복합화 공작기계를 개발하는 한편 전 제품을 모듈화한다는 전략이다.

기아중공업도 기존 선반기능에 턴밀기능과 C축 제어, 회전공구대 기능까지 보유한 첨단 CNC선반(모델명 KT21-NS) 개발을 완료한 데 이어 다수의 다기능 복합화 선반과 머시닝센터 등을 개발중인데 자동화 대응형 제품과 함께 향후 이 회사의 주력 제품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화천기계도 기계 한 대로 두 대의 효과를 내는 CNC선반(모델명 TTC-10)을 개발했는데 이 제품은 두 개의 스핀들을 사용, 작업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가공시 진동 및 떨림을 최소화함으로써 정밀한 가공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는 이 제품 외에도 다수의 복합선반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두산기계, 통일중공업, 삼성항공, 남부기계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다기능 복합화 공작기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장 눈에 띄는 기술추이는 공작기계의 고속, 고정도화다. 특히 고속화는 단위시간당 생산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모든 업체들이 기술 개발시 가장 중점을 두는 핵심기술로 꼽힌다.

선진국의 경우 이미 5만rpm의 초고속으로 주축을 회전, 초정밀 가공이 가능한 머시닝센터까지 선보인 데 이어 리니어모터로 구동, 3차원 공간에서 공구의 위치를 움직이는 운반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신제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우중공업이 이번에 개발, 출시한 2만rpm급 고정밀 수직형 머시닝센터가 최고속이어서 선진국과는 기술격차가 있으며 리니어 모터의 경우 아직 개발계획조차 잡혀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두산기계와 대우중공업 등이 1만2천rpm급 공작기계를 상품화한 데 이어 다수의 업체들이 1만2천rpm급 고속 공작기계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어 종전 4천∼1만2천rpm 미만의 주축 회전속도가 주종이었던 것이 1만2천rpm 이상으로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이와 함께 급속 이송속도가 평균 30~40m/min, 자동 공구 교환시간 1초 이내, 팔레트 교환시간 3초대 등 예전보다 크게 고속화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업체들이 자동화에 용이한 제품 개발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효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