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자상가 컴퓨터 상우회가 컴퓨터 운용체계인 윈도95의 공동구매를 추진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용산의 전자랜드, 터미널전자쇼핑, 나진, 선인, 원효, 전자타운 6개 전자상가 컴퓨터 상우회는 조립컴퓨터 매장 사이에서 불법복제 1순위로 손꼽히고 있는 윈도95의 불법복제를 근절하기 위해 윈도95 정품을 공동구매, 컴퓨터 매장에 공급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6개 컴퓨터상가 상우회장들은 지난주 엠에스테크, 테크비즈니스랜드, 나라시스템 등 마이크로소프트(MS) 제품을 중견 PC업체들에 OEM 공급하는 MS 딜리버리 서비스 파트너(DSP) 3개사 대표와 접촉하고 앞으로 공급가격 절충을 위한 구체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용산전자상가 컴퓨터 상우회가 운용체계 공동구매에 나선 것은 박리다매를 위주로 하는 조립컴퓨터 업체들이 컴퓨터를 제조하는 대기업에 비해 높은 가격에 운용체계를 구입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 만연돼 있는 불법복제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대기업들은 미국 MS와 운용체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카피당 70~80달러에 공급받고 있는 반면 수요가 적은 조립컴퓨터 업체들은 OEM 번들계약이 불가능해 카피당 23~25만원씩 주고 일반사용자용 제품을 구입해야 하므로 가격경쟁력에서 크게 뒤떨어진다.
컴퓨터 상우회는 라이선스 계약을 한 대기업 수준으로 운용체계 공급가액이 결정된다면 가격경쟁력 회복으로 불법복제를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에 상우회 차원의 강력한 불법복제 단속을 전개해 불법복제 온상으로 인식돼 있는 컴퓨터 상가 이미지를 쇄신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MS 관계자는 『공동구매를 추진하고 있는 상우회의 취지는 매우 좋지만 전세계적으로 선례가 없는 일인데다 용산전자상가에서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 많지 않아 라이선스 계약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컴퓨터 상우회측은 지난달 컴퓨터 매장에 공급, 조립 컴퓨터와 함께 제공할 목적으로 들여온 「윈도98 사용자평가판」 2천카피가 며칠만에 소진된 예를 들어 『운용체계를 적정수준의 가격에만 공급받을 수 있다면 용산전자상가에서 연간 5만카피 이상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며 『불법복제 억제와 조립컴퓨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운용체계 저가 공동구매를 계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