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덴서업체들, 신뢰성 시험기간 길어져 속앓이

환율상승으로 수입부품의 가격이 급상승, 자사 제품으로 수입대체가 급진전될 것으로 기대하던 콘덴서업체들이 세트업체의 제품 신뢰성 시험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제품공급이 늦어져 애를 태우고 있다.

몇몇 콘덴서업체들은 오랜 개발기간을 거쳐 수입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자체 개발하고도 시장을 선점한 외국업체들에 밀려 영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해 왔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말부터 원화절하라는 변수로 인해 수입제품 가격이 폭등하면서 세트업체들로부터 문의가 급증, 올 1, Mbps분기에 본격적인 수입대체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생산설비를 보강해 양산화 작업을 적극 추진해 왔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2개월에서 4개월까지 제품 시험기간이 연장되면서 콘덴서업체 개발담당자들은 일주일에 수 차례씩 세트업체를 방문, 해당 사업부 관계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조금이라도 승인기간을 단축하고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세트업체 담당자들 간에도 제품 신뢰성에 대한 의견차가 존재, 추가 검사를 자꾸 요구함에 따라 소기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이처럼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은 현재 국내에서 콘덴서에 대한 공인시험을 수행하는 기관이 없어 세트업체에 제품공급을 위한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업체가 요구하는 제품사양에 대한 검사는 물론이고 기초적인 품질 및 신뢰성 검사까지 전부 개별적으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 따라서 제품승인을 위한 검사항목이 많고 검사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제품승인 기간이 자꾸 늘어나 양산화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도 멈춰서 있는 생산라인을 보면 안타깝고 조바심이 난다』며 『국내에서 콘덴서 품질승인과 기술지원을 위한 공인기관이 설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호정기자>